[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고물가와 이를 잡기 위한 가파른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미국의 소비지출은 예상보다 가파르게 늘었다.
근원 물가 압력도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렀으나 예상을 밑돈 것으로 확인되자, 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다소 후퇴했다.
맨해튼 슈퍼마켓에서 상품을 가득 담은 쇼핑카트 [사진=로이터 뉴스핌] |
◆ 고금리·고물가에도 소비지출 전월비 0.6%↑...미 경제 체력 과시
미 상무부는 28일(현지시간) 9월 개인소비지출이 전월 대비 0.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8월 0.6% 증가(수정치)한 데 이어 증가세를 이어간 것이자 로이터 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0.4% 증가를 웃돌았다.
고물가에 따른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에도 미국인들은 지난달 주거, 유틸리티, 여행, 신차, 처방약에 대한 지출을 늘렸다.
미국에서 소비지출은 전체 경제의 3분의 2에 이를만큼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며, 미 경제의 체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따라서 소비지출이 꺾이지 않았다는 건 미 경제의 기초 체력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개인소비지출은 9월 0.3% 늘었다. 8월 0.4% 오른데서 상승률이 소폭 둔화했다.
이 가운데 지난달 저축률은 3.1%로 떨어지며 14년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미국인들이 갑작스러운 경기 악화에 따른 충격을 흡수할 안전망이 그만큼 약화되고 있는 셈이다.
◆ 연준이 주시하는 근원 PCE 물가지수는 5.1% 오르며 예상치 소폭 하회...11월 0.75%P 인상은 유력
연준이 주로 참고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9월 전년동월 대비 6.2% 올랐다.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3% 올랐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보다 완만했다. 다만 8월 6.2% 올랐던 데에서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전월 대비로는 8월 0.3% 상승한 데 이어 9월에도 0.3% 올랐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5.1%, 전월대비 0.5% 각각 올랐다. 역시 WSJ 사전 전망치인 5.2%, 0.5%에 소폭 못 미치거나 부합(전월 대비)했다.
다만 8월(전년 대비 4.9%, 전월 대비 0.5%)에 비해 상승세가 강화된 것이자, 연준의 물가 안정 목표도 여전히 크게 웃돌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촉각을 세우는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가파른 금리 인상에도 물가가 안정 조짐을 보이지 않자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0.75%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3차례 연속 단행하고 올해 남은 기간 총 125bp(1bp=0.01% 포인트)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예고했다.
내달 1~2일 열리는 회의에서도 연준은 기준금리를 0.75% 올리며 4회연속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 경제의 체력을 반영하는 소비지출이 예상을 웃도는 증가세를 이어간 데다 PCE 물가지수 상승률도 예상을 하회한 것으로 확인되자 미 주가지수 선물은 일제히 낙폭을 축소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