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신정인 인턴기자 =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사고로 최소 151명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시민들과 사고 현장 주변 상인들도 비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30일 오전 7시쯤 부산에서 사고 소식을 접한 직장인 김동춘(29) 씨는 곧장 하얀 안개꽃을 들고 사고 현장을 찾았다. 청소 관련 일을 한다는 그는 작업복 차림 그대로였다.
"사실 제가 뭐라도 도울 일이 있을까 해서 왔는데 너무 늦은 것 같네요. 헌화라도 하고 싶습니다." 김씨는 눈시울을 붉히며 이렇게 말했다.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을 찾은 시민 김동춘(29) 씨. 김씨는 부산에서부터 참사 피해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2022.10.30 heyjin6700@newspim.com |
김씨뿐 아니라 시민들은 이날 오후부터 사고 현장을 찾아 국화, 안개꽃 등을 두고 갔다. 사고 현장 곳곳에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두고 간 헌화가 놓여있었다. 한 시민은 '좋은 세상 가셔서 못다한 꿈 이룩하시기 바란다'는 메모와 꽃을 벽에 붙이고 갔다.
사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문을 닫은 가게도 눈에 띄었다. 한 옷가게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메시지를, 사고 현장 건너편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는 '안타까운 참사로 돌아가신 분들을 애도하며 오늘 하루 휴업합니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메시지를 가게 유리벽에 붙인 채 휴업에 돌입했다.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는 이날 오전 '이태원관광특구 관내 상인 및 주민 여러분께서는 애도의 마음으로 휴점에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는 문자를 보냈다.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관계자는 "상인회 차원에서 애도기간을 갖기 위해 11월 5일까지 휴업하자는 문자를 회원 상점 500여곳에 보냈다"며 "사람이 이렇게 모인 적이 없는데 황망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이태원 사고 현장 곳곳의 헌화와 추모메시지. 2022.10.30 heyjin6700@newspim.com |
전자담배 가게 직원 김형준(21) 씨는 "며칠 전 지구촌 축제는 통제가 잘 된 것 같은데 어제는 이태원역 근처에만 경찰들이 열 몇 명 있고, 다른 상인들도 경찰을 전혀 못 봤다더라"며 "인파에 비해 통제력이 너무 약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정부도 이태원 사고 수습을 위해 11월 5일 24시까지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고 서울시 내 합동분향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또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 유족과 부상자에 대한 지원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주민센터에 접수된 실종자 접수는 총 3757건이다. 오후 2~3시 사이에 177건이 추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사상자는 총 233명으로 사망자는 151명(남성 54명, 여성 97명), 부상자는 82명이다. 부상자 중 중상은 19명, 경상은 63명으로 대부분 10~20대 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원 사고 관련 사상자들은 현장에서 순천향서울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이대목동병원, 강북삼성병원, 서울성모병원, 중앙대병원, 서울대병원, 한양대병원, 강동경희대병원, 건국대병원, 고대안암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이대서울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보라매병원, 은평성모병원,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여의도병원 등으로 이송됐다.
소방당국은 전날 오후 10시 15분쯤부터 해밀톤호텔 인근에서 사람들이 깔려 호흡곤란 환자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이들은 해밀톤호텔 옆의 폭 4m가량의 내리막길에 인파가 몰리면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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