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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친화' 정부에 소외된 중장년…지원 예산 찔끔 늘어

기사등록 : 2022-10-3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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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청년 정책 비중 확대
청년 취업 지원 예산 556억→1263억
중장년 취업 지원 예산 10억 증가 그쳐
"중장년 재취업 장벽 높아…지원체계 필요"

[세종=뉴스핌] 이수영 기자 = 청년 친화적인 윤석열 정부로 정권이 교체되면서 경제 허리인 중장년층에 대한 정책은 상대적으로 부족해지고 있다.

청년 정책 대비 예산 홀대는 물론 기존 중장년층의 재취업 지원 정책도 인구 대비 적은 수준이라 고령화 시대 속 경제활성화를 위해선 이들에 대한 지원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청년 중심 고용정책 전환…중장년 정책은 후퇴

31일 정치권과 정부 등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현재 고용장려금 지급과 같은 재정 투입 방식의 고용정책을 일·경험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실무에서 활용할 수 있게 민관 협업으로 정책 방향을 바꾸고, 구직 과정이나 직장에서 실효성 있도록 간접 지원하는 방식이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청년 친화적 정책을 하겠다고 한 만큼 출범 이후 청년 중심의 정책 예산은 급격히 늘고 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1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2022 청년의 날 기념식'이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기념식장을 찾고 있다. 2022.09.17 kilroy023@newspim.com

고용부는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지원 예산을 올해 556억원에서 내년 1263억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취업이 길어지는 청년을 대상으로 마련된 '청년도전지원사업'도 올해 예산 76억원에서 내년 408억원으로 크게 늘렸다.

반면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한 정책은 소박하기만 하다. 중장년층을 위한 취업 지원 예산은 올해 213억원에서 내년 223억원으로 10억원 증가에 그쳤다.

다만 내년 고령자고용지원금은 558억원으로 올해(54억원)보다 933.3% 폭증했으며, 고령자계속고용장려금 역시 올해(108억원)보다 148.1%(160억원) 늘어난 268억원을 책정했다. 중장년 고용 정책은 일·경험 기회를 제공하는 청년 정책과 달리 고용지원금을 오히려 확대하며 기존 재정 지원 방식의 정책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청년 정책과 비교해 중장년을 위한 정책이 부족한 건 사실"이라며 "초고령 사회에 맞춰 중장년 정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 중장년층 고용정책 태부족…'치킨집 사장님' 현실화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만큼 경제 허리인 중장년층이 원활하게 재취업할 수 있도록 퇴직 전부터 진로 설계나 취·창업 교육 등에 대한 지원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중장년층을 위한 정책은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형국이다. 은퇴 후 치킨집을 열겠다는 우스갯소리가 웃지 못할 현실이 되고 있다. 정년을 앞둔 중장년 근로자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현재 중장년층의 재취업을 직접 돕는 고용부 정책에는 크게 ▲중장년 일자리희망센터 ▲신중년 특화과정 ▲고령자인재은행 ▲중장년 새출발 카운슬링 등이 있다. 이들 사업 모두 지원자에게 취업 지원금이나 취업 프로그램을 직접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세텍(SETEC)에서 열린 신중년 인생3모작 박람회에서 참가자들이 채용공고를 보고 있다. 이번 박람회는 40대 이상 중장년이 생애경력을 설계하고 인생후반부를 미리 설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소개하며 취업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열렸다. 2018.09.11 deepblue@newspim.com

다만 이들 정책 모두 정원이 적거나 대부분 일용직으로 재취업하는 등 아쉬운 성과를 보인다.

만 40세 이상인 중장년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중장년 일자리희망센터의 경우 전국 31개 센터에서 중장년의 재취업과 창업을 돕고 있지만, 연간 최대 4만명이라는 한계가 있다.

중장년 새출발 카운슬링 사업 역시 1000인 미만 중소기업 재직 중인 만 45~54세 근로자에게 1대 1 심층 상담과 국민내일배움카드(300만~500만원)을 제공하지만, 올해 최대 5000명만 신청 가능하다.

고용부 산하기관 폴리텍에서 운영하는 신중년 특화과정도 2500명만 참여할 수 있다.

그나마 고령자인재은행은 전국 42개 센터를 통해 가장 많은 인원을 지원하고 있지만 대부분 양질의 일자리에서 제외됐다. 올해 고령자인재은행의 목표 지원 수는 총 20만2951명으로 이 중 일용직은 전체 96.7%(19만6268명)에 달한다. 지난해 고령자인재은행에서 배출한 인원도 상용직 7403명, 일용직 18만2337명으로 전체(18만9740명)에서 일용직이 차지하는 비중(96.0%)이 상당했다.

전문가들은 초고령화 사회 속 중장년 구직자의 은퇴 희망 평균 연령도 높아지고 있는만큼 중장년층의 재취업을 위한 전반적인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경련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가 40세 이상 중장년 구직자 10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중장년 구직활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장년 구직자의 은퇴 희망 평균연령은 69.4세로 나타났다. 이는 3년 전 실태 조사 당시 67세보다 2.4세 상승한 수준이다. 또 구직자 10명 중 7명(65.6%)은 70세 이후에도 계속 일하기를 희망했다.

한국노동연구원 관계자는 "기업의 조직문화, 업종을 고려한 차별화된 중장년 재취업 지원이 필요하다"며 "중장년 재취업 활성화를 위해 기업의 채용장벽을 낮출 수 있는 다양한 지원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swimmi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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