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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분기 만기 채권 2.1조...RBC 150% 보험사 '콜옵션 미행사' 우려

기사등록 : 2022-11-0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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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보험사 콜옵션 규모 2조1천억…한화 10억달러
흥국·DB 미행사·연기에 신뢰도 하락해 발행 어려워져
기준금리 인상에 RBC 낮은 보험사 미행사 '위기'

[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내년 2분기 조기 상환(콜옵션)을 앞둔 보험사들의 자본성증권 2조1000억원이 위기에 봉착했다. 조기 상환을 위해선 새로운 채권을 발행해야 하는데, 흥국생명과 DB생명이 지난 주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을 6개월 뒤로 미루면서 보험채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상황에 미국의 내년 기준금리 목표치가 5%까지 훌쩍 뛰면서 비용 부담이 커진 탓이다. 그 중에서도 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 능력을 가늠하는 지급여력비율(RBC)이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에 가까운 보험사들의 콜옵션 미행사가 잦아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 2022.11.07 chesed71@newspim.com

7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보험사들의 자본성증권 중 내년 2분기에 콜옵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물량은 2조1132억원이다. 가장 큰 물량은 내년 4월 조기 상환이 예상되는 한화생명의 신종자본증권으로, 총 10억달러다. 5월에 콜옵션이 예상되는 KDB생명의 신종자본증권의 규모도 2억달러로 적지 않다. 이 외에도 보험사들의 자본성증권 콜옵션 시점 도래 추정액은 1분기 1400억원, 3분기 1조100억원, 4분기 1조1078억원으로 이를 합산한 내년 총 추정액은 4조3710억원이 된다. 올해 콜옵션을 앞둔 푸본현대생명(400억원)과 롯데손해보험(900억원)은 모두 콜옵션을 이행할 예정이다.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만기는 30년이지만 통상 최초 콜옵션 행사가 가능한 시점에 조기 상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투자가 이뤄진다. 보험사들이 지난 2017년부터 발행한 자본성증권의 상당 건은 5년 콜 조건을 포함하고 있어 조기 상환을 위해 새로운 채권을 발행해야 하는데, 지난 주 흥국생명과 DB생명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거나 일정을 연기하면서 보험채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상황이다.

흥국생명은 오는 9일 예정된 5억달러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았고, DB생명은 오는 13일 예정됐던 3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일을 내년 5월로 미뤘다. 금융당국은 "흥국생명의 경영실적은 양호하고 보험금 지급 등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DB생명도 투자자 간 사전협의를 통해 기일 자체를 연기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 없다"고 설명했지만 이미 시장의 신뢰도는 훼손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국은행의 '빅스텝'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보험사들의 채권 발행에 부담을 키우고 있다. 연준은 지난 2일 열린 11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올렸다. 이번 인상으로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1%p로 벌어졌고, 한은은 이달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50%p 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리가 인상되면 새로 발행되는 채권의 금리가 기존 채권보다 높기 때문에 발행사의 이자 부담이 커진다. 게다가 연준은 다음 회의부터 통화정책 운영 방식을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대신 최종금리 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미국의 기준금리는 내년 말 5%를 넘을 수 있다는 의견이 형성됐다.

이처럼 보험사들의 채권 발행 환경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내년 콜옵션 행사 여부는 RBC 비율이 관건일 것으로 파악된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험업 감독규정상 보험사는 후순위채무를 상환한 후의 지급여력비율이 150% 이상인 경우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며 "그러나 연초 이후 이어진 금리 인상 기조에 보험사들의 올해 상반기 RBC는 대부분 전년 동기보다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삼성생명은 305%에서 249%로 떨어졌고, 한화생명(185%→168%), 교보생명(267%→211%), 신한라이프(285%→264%), NH농협생명(211%→185%), 미래에셋생명(205%→186%), 흥국생명(163%→158%), 푸본현대생명(215%→174%), ABL생명(232%→210%), KB생명(187%→162%), DGB생명(224%→166%), DB생명(158%→150%) 모두 떨어졌다.

한 연구원은 "내년부터 도입되는 새로운 국제회계제도(IFRS17)와 신 지급여력비율(K-ICS)도 변수"라며 "지급여력이 낮은 보험사의 콜옵션 미행사가 잦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미정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자본성증권은 중장기적인 시점에서는 투자자 신뢰 확보가 우선적"이라며 "시장상황을 감안하면 콜옵션 미행사의 경제적 유인은 존재하지만, 평판 리스크를 고려한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chesed7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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