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은행장들이 자금시장 경색을 해소하고 제2금융권 신용 유지를 위해 자금조달 경쟁을 최소화하고 기업어음(CP),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에 나서겠다고 9일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 출자금에 적용하는 위험가중치를 250%→100%로 하향 적용하는 등 은행권의 자금조달·운용 여려움에 도움이 되겠다고 했다.
이날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5대 시중은행·지방은행·인터넷전문은행 등 20개 은행장들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빠른 속도로 대출금리가 상승함에 은행들이 금리상승에 대한 대응과정에서 우리 경제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없을지 고민해 주기 바란다"며 "최근 환율 수준이 높은 만큼 그로 인한 은행권의 영향 및 외화유동성 상황에 대해서도 긴장감을 갖고 대응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개최한 은행장 간담회에서 은행연합회 및 20개 은행과 함께 금융시장 상황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공유하고, 은행권의 시장안정 역할 및 향후계획 등을 논의했다. (사진=금융위원회) |
5대 금융지주의 95조원의 지원계획 중 약 90조원이 은행을 통해 집행될 예정인 만큼 이날 간담회에선 ▲은행권의 시장안정 역할 및 향후계획 ▲자금조달·운용 관련 애로사항 및 해소방안 등을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급속한 금리인상으로 어려운 경제여건이 지속되고 있으나, 과거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위기 시와 같이 금리인하, 재정지출 확대로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금은 금융권과 정부가 힘을 합쳐, 우리 경제가 가진 모든 역량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어려움에 대처해 나가야 할 때"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 그간 은행권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새출발기금 출범 등 취약계층 지원 및 최근 단기자금시장·채권시장에 대한 유동성 공급 노력을 하고 있고, 지난 1일 발표한 5대 금융지주의 시장안정 지원 계획 중 상당 부분이 은행권에서 집행되는 등 시장안정에 많은 노력을 해주고 있다"며 감사를 표했다.
김 위원장은 안정을 유지하려면 금융시스템의 나무와 숲을 모두 주의 깊게 살필 필요가 있다는 벤 버냉키 전 미국 연준 의장의 발언을 언급하면서 "우리 금융의 핵심인 은행권은 은행 산업을 넘어 전체적인 금융시스템을 보면서 시장안정에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이어 "우선 급격한 금리인상 요인 외에 과도한 심리적 위축에 따른 신용경색 우려가 큰 상황인 만큼, 자금흐름의 물꼬를 트는데 있어, 정부의 시장안정 대책과 은행의 노력이 결합되면 기업·소상공인에 대한 자금지원 및 채권·단기자금시장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시중 자금흐름에 있어서 은행권으로의 자금 쏠림으로 제2금융권 등 다른 부문에 유동성 부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대출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취약계층, 기업 등의 어려움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경제 부담 해소 방안을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금융당국은 LCR 규제 정상화 유예조치, 예대율 규제완화 조치에 이어 증안펀드 출자금에 적용하는 위험가중치도 코로나19 당시와 동일하게 하향 적용하는 등 은행권의 자금조달·운용에 어려움이 있으면 적극 해소에 나설 방침이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과 은행장들은 은행권은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이후 은행채 발행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장들은 특히 "제2금융권의 자금조달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며, 은행이 경제의 방파제이자 금융권의 맏형으로서 중책을 담당할 시기이므로, 제2금융권의 크레딧라인 유지에 어려움이 없도록 은행권이 최대한 협조할 예정이며, CP, ABCP 등도 매입에 나서는 등 단기자금시장에 대해 은행권이 시장안정 역할을 하겠다"고 화답했다.
또 "금융위원장께서 당부하셨듯이 은행 간의 자금조달 경쟁 심화로 제2금융권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지 않도록 시장상황을 최대한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은행권은 지난 8월 대출금리 감면 등 취약차주를 위한 다양한 계획을 발표한 이후, 은행별·차주별 상황에 맞게 시행해 나가고 있다"며 "전 세계적인 금리·물가 상승으로 한동안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은행권이 국민 부담 경감을 위해서도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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