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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 칼럼] 한국은 한미일 vs 북중러 신냉전 '선봉장'이 될 것인가

기사등록 : 2022-11-1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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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없는 한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이 남긴 것

[서울=뉴스핌] 이영태 외교안보선임기자 = "3국 정상은 전례 없는 수준의 3국 공조를 평가했다. 올해 두 번째로 개최된 3국 정상회담에서, 3국 정상은 함께 안보 영역 및 그 외 영역에서도 더욱 긴밀한 3국 연대를 공고히 해나가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을 마치고 발표한 공동성명이다.

공동성명은 "3국 정상은 21세기의 도전은 한미일 간 보다 긴밀한 협력을 필요로 한다고 인식한다"며 자유민주주의 가치연대를 위협하는 북한·중국·러시아 3국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보여줬다.

북한의 미사일 무력시위가 지속되고 7차 핵실험 감행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을 고리로 미중갈등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한미일 대 북중러 대결구도를 가속화시켰다는 분석이다.

한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의 핵심을 요약하면 핵실험을 준비중인 북한 도발에 대한 3각 공조 재확인과 중국 견제 및 러시아 비판이다. 즉 한국 정부가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선봉장으로서 한미일 대 북중러 대결에 앞장서겠다는 선언이다.

구체적으로 북핵위협에는 핵전력을 포함한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를 내세웠고, 중국에는 대만해협의 평화를 비롯해 '불법적인 해양 권익 주장과 매립지역의 군사화, 강압적 활동'을 지적하며 압박했다. 러시아에는 "잔혹하고 정당화될 수 없는 침략전쟁에 대항해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한미일 정상은 '경제안보대화체' 신설에도 합의했다. 공동성명은 "역내와 전 세계의 이익을 위해, 우리의 기술 리더십을 증진하고 보호하기 위하여 연대할 것"이라며 "경제적 강압에 함께 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경제와 안보로 분리됐던 국제사회 질서가 대북제재와 미중갈등,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한미일 3국이 참여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매개체로 '경제안보'라는 포괄적 개념으로 재편됐다는 의미다.

결과적으로 이번 공동성명은 한미일 대 북중러가 북핵위협이 상존하는 한반도를 무대로 안보와 경제를 망라하는 신냉전 시대에 돌입한다는 선언을 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SNS] 2022.11.13 photo@newspim.com

문제는 한반도와 동북아, 나아가 지구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한국의 선택이다. 3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가능성이 가장 큰 화약고 한반도가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신냉전의 전장이 되는 것은 한국경제와 안보는 물론, 동북아와 세계의 공존과 안녕에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국제정치를 전공한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한미일 정상이 공동성명에 합의한 어제는 우리나라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는 날"이라며 "그게 좋은 의미일 수도 있고 아주 나쁜 의미일 수도 있는데 후자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는 일본이 미국 편에서 앞장서왔는데 이번 공동성명을 보면 한국이 미국이 원하는 바를 대신하고 있다"며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진영을 정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이 전방이 된 거다. 과하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한미일은 공동성명에서 북중러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냈다. 외교에서 세게 얘기한 것"이라며 "미국 입장에서 보면 중국의 세력이 커지니까 한미일을 묶는 거고, 그 의도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견제라는 걸 누가 봐도 알 수 있다. 문제는 한국이 여기에 굉장히 조심하게 들어가야 하고 이슈별로 들어가야 되는데 이번 공동성명을 보면 너무 포괄적으로 진영을 구분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일본과의 공조를 강화하는 것은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한미동맹은 괜찮지만 한미일 유사동맹은 문제가 있다"며 "북한 문제에서 우리에게 일본이 반드시, 그리고 이토록 급하게 필요하느냐는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선택해야만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신냉전적 사고다. 편을 정하면 편해질 수 있는가"라며 "한국은 이번 공동성명을 통해 앞으로 수십년 가는 미중 경쟁에서 돌격대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문제는 중국도 그렇지만 미국이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를 보면 중국에 대한 대책이 없다. 중국도 지금은 한국이 중요하니까 가만 있는데 한국이 완전히 미국편이라고 생각하고 포기하면 때린다"며 "그때 과연 미국이 한국을 도와줄 것인가. 주한미군 사드 배치 당시 중국이 한국 때릴 때도 미국은 가만 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한미일 3각 공조는 북한 도발 심화와 북중러 연대 강화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이번 공동성명은 중국의 부상과 북한의 도발에 대해 공동대응하겠다는 선언"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중국과 잘 지냈으나 북한 핵개발은 가속화됐다. 북한의 도발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미일 군사협력은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남 교수는 "한미일 공조로 신냉전이 가속화된다고 하는 것은 편파적인 시각"이라며 "북한이 도발하는데 중국과 러시아가 묵인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추가결의를 반대하면서 북중러 연대를 강화하니까 한미일이 묶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즉 한미일 공조는 북중러 연대 강화에 따른 결과지 원인이 아니다"며 "북한 도발이 없으면 한미일 공조가 필요 없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앞두고 울릉도 앞바다까지 미사일을 쏴대는데 중국이 과거처럼 역할을 안하니까 3국 공조가 필요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북핵문제는 한국 혼자 힘으로 할 수 없다"며 "북한 도발을 강건너 불구경하듯 남의 일로 보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전례없는 공동성명에서 한미일 3국 정상이 언급한 '자유롭고 개방되며 포용적이고, 회복력 있으며 안전한 인도-태평양'이 립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실천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한미일과 북중러가 대립하지 않고 공존하는 길을 찾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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