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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習, 북한 해법 접점 못 찾아...美 압박에도 中은 무시

기사등록 : 2022-11-15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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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미군 증강 카드로 習 압박
中은 발표문에서 北 문제 배제하며 무시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문제 해법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3시간 동안 정상회담을 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자신이 시 주석에게 북한에 대해 관여하는 시도를 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우리 입장에서 추가적인 방위 행위를 취하는 것을 의미할 수 있지만, 이것은 중국에 대한 것이 아니며 북한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라는 것도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이 북한에 대한 관여에 적극 나서지 않아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일 경우 미국은 역내 군사력 증강 등 추가 조치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면서 시 주석을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가진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2022.11.14 koinwon@newspim.com

백악관도 이날 미중정상회담이 끝난 직후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에 대해 시 주석에게 우려를 표명하고, 국제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북한이 책임있게 행동하도록 촉구하는 데 관심이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이처럼 '군사력 증강'이란 압박 카드까지 꺼냈지만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의 요구를 일단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중국도 북한을 확실히 통제할 수 있을 지는 분명치 않다"고 언급한 점이 눈에 띈다. 시 주석이 중국 정부도 평양 당국의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힘들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요구에 대해 거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같은 기류는 중국 측의 정상회담 발표문에 더 분명히 드러난다. 외신들은 중국 정부의 회담 결과문에는 북한이나 북핵, 한반도 등의 표현조차 담기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실상 북한 문제를 이슈화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미국 백악관은 이번 미중 정상회담 이전부터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해 두 정상이 논의할 것이라고 예고헸다. 또 미중이 북한 문제를 놓고 협력한 역사가 있고, 북핵 저지는 핵확산 관점에서 중국의 이익에도 부합된다는 입장을 밝히며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시 주석과 베이징 당국의 반응은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의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   

올해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은 북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를 통한 추가 제재나 결의를 추진했지만 중국은 거부권을 통해 좌절시켜왔다. 

중국 정부는 오히려 미국의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에서의 군사 훈련 강화와 군사력 증강이 북한의 반발을 불러왔다면서 미국을 견제하는 데 더 집중하는 접근 태도를 보였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도 표면적으로는 양국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는 못한 셈이다.  

다만 두 정상이 후속 논의를 위해 대화 채널을 유지하면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하기로 한 점, 미국이 북한의 도발을 방치할 경우 역내 군사력 증강을 공언하며 압박한 점을 고려하면 향후 물밑 대화와 대응이 있을 가능성까지 배제하긴 힘들다. 

시 주석 입장에서도 그동안 북중 관계를 감안하면, 이번 정상회담에서 공개적으로 북한에 대한 개입을 언급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란 분석도 가능하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도 북한의 추가 핵실험로 인한 국제사회의 책임론과 한반도 정세 긴장 고조, 이로인한 미국과 동북아 군사력 증강이 달가울리가 없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발리 회담이 향후 북한이 '정치적 결단'만 남겨둔 7차 핵실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kckim10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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