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최초 보고시각 등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83)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2부(엄상필 심담 이승련 부장판사)는 16일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실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021년 1월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1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01.14 dlsgur9757@newspim.com |
이날 재판부는 "환송 후 심리 과정에서 새로운 증거가 제출되지 않아 대법원이 파기 이유로 제시한 사실상·법률상 판단에 기속된다"며 무죄 취지의 대법원 판단을 그대로 인용했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단과 마찬가지로 "답변서 내용 중 '대통령은 직접 대면보고 받는 것 이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기재한 부분은 피고인의 의견에 해당한다"며 "그 자체로 내용의 진실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거나 문서에 대한 공공의 신용을 위태롭게 하는 경우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서실에서 20~30분 단위로 간단없이 유·무선으로 보고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실제 부속비서관실의 이메일 보고나 국가안보실에서 관저로 전달한 서면보고 등 보고 횟수와 방식이 객관적 사실에 기반해 기재된 것으로 허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답변서 내용과 작성경위를 종합해볼 때 피고인에게 허위 작성 및 제출의 인식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김 전 실장은 선고 결과에 대해 "파기환송심 재판부에서 헌법과 법률, 양심에 따라 용기 있게 판단해주신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하고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김 전 실장은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 박 전 대통령에게 상황을 보고한 시각과 대통령 지시 시각을 사실과 다르게 작성해 국회에 제출한 혐의로 2018년 3월 기소됐다.
1·2심은 김 전 실장이 2014년 8월 제출한 '국회의원 서면질의에 대한 답변서'에 허위 내용을 기재했다고 판단,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 8월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답변서 내용 중 사실과 의견이 혼재돼 있고 일부는 객관적 보고내역에 부합해 사실에 반하는 허위가 아니라고 봤다.
한편 김 전 실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장수·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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