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마지막 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게 불편하다는 듯 따지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공개돼 화제다.
CNN방송에 따르면 캐나다 기자들이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동영상 속에서 시 주석은 트뤼도 총리와 서서 이야기하며 "우리가 나눈 모든 대화가 언론에 유출됐다"며 "이는 적절하지 않다. 대화가 그런 식으로 진행되지도 않았다"고 발언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좌)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대화하고 있다. Adam Scotti/Prime Minister's Office/Handout via REUTERS. 2022.11.16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어 시 주석은 "당신에게 진정성이 있다면 우리는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로 소통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결과가 어떨지 말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이는 비공개 대화 내용이 언론에 유출된다면 양국이 논의하는 안건에서 캐나다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시 주석의 말을 중간에 끊은 트뤼도는 "캐나다에서는 자유롭고 개방된 진솔한 대화를 한다"며 "앞으로도 중국과 건설적인 협력을 지속할 텐데 양국이 동의하지 않는 일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웃음기가 사라진 시 주석은 "그렇다면 그런 (대화의) 조건을 만들자"고 급히 대화를 마무리지었고 둘은 어색한 악수 후 서로 등을 보인채 갈라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분간 진행된 트뤼도와 대화에서 시 주석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은 전날 두 정상간 간담 내용이 서방 언론에 유출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전날 AFP통신은 트뤼도가 중국 공산당의 2019년 캐나다 연방 선거 개입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시 주석에게 표명했다고 캐나다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캐나다 언론 글로벌뉴스는 지난 7일자 보도에서 캐나다안보정보국(CSIS)은 지난 1월 트뤼도와 참모들에게 한 브리핑에서 중국이 지난 2019년 선거에 출마한 야당 후보 11명에게 은밀한 경로로 자금을 지원하는 등 선거 개입을 시도했다고 알렸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이날 예정된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회담을 취소했는데 일각에서는 트뤼도와 대화 후 심기가 불편해진 탓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영국 정부는 "일정상 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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