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뇌물을 건넸다고 주장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정 실장을 배려해 아파트 계단을 이용해 돈을 전달했다. 그때는 보호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1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조사를 받으러 나오면서 "엘리베이터에는 폐쇄회로(CC)TV가 달려있고 몇 층에 갔는지 나오지만 계단은 그렇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 등 혐의를 받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6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1.07 kilroy023@newspim.com |
그러면서 "상식적으로 엘리베이터에 CCTV가 있다고 생각하고, 계단으로 가면 몇 층으로 가는지 안 나오니까 (정 실장을) 배려하는 입장에서 5층까지 계단으로 올라간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검찰은 정 실장 압수수색 영장에 그가 2019년 8~9월 유 전 본부장에게 5000만원을 요구했고, 유 전 본부장은 정 실장이 사는 아파트의 CCTV를 피해 계단으로 5층까지 올라가 3000만원을 전달했다고 적시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지난 15일 정 실장이 2019년 거주했던 아파트 사진을 공개하면서, 아파트 동 출입구부터 차량 출입구 곳곳에도 CCTV가 설치돼 있는 등 '사각지대'가 없는 구조라고 반박했다. 유 전 본부장이 CCTV를 피해 돈을 전달하는 일이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유 전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서 "정 실장이 집으로 오라고 해서 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이 직접 돈을 가지고 오라고 지시했는가'라는 질문에는 "재판을 통해 다 밝혀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할 것들은 그분들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며 "비겁이라는 단어를 숨어서 쓰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 전 본부장은 '혼자 빠져나가려 자백한다'는 민주당의 공격에 대해선 "자백하는 사람이 왜 빠져나가나"라며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정확히 설명하고 죄가 되면 받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 전 본부장은 정 실장 측이 지난 15일 검찰 조사에서 대질신문을 요청한 것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언제든지 응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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