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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살만-재계 총수 만남…경호원·펜스·가림막 '철통보안'

기사등록 : 2022-11-1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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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총수, 눈도장 찍기 분주...네옴 시티 등 '제2중동 붐' 기대
2019년엔 MOU 10건...올해 빈 살만 방한 일정에 26개 성사
사우디 인사 탄 차량 카메라에 잡히자 사진 삭제 요구도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17일 오후 3시경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경호원으로 보이는 검은 양복을 입은 30명이 넘는 건장한 내외국인 남성들과 경찰 10여 명이 호텔 곳곳에 자리했다. 호텔 입구는 자동차의 번호판을 가리고 오가는 사람을 볼 수 없게 흰 천막과 갈색 병풍으로 가려져 있었다. 입구 안쪽에는 짐을 하나하나 검사하는 보안 검색대가 등장했다. 

17일 오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머무르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 경호원들이 흰색 가림막 앞에 서 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022.11.17 aaa22@newspim.com

이날 롯데호텔에선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과 공식 회담과 오찬을 한 뒤 국내 주요 기업인들과 차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총수들은 미리 도착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PCR 검사를 받은 뒤 약 한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이날 차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빈 살만 왕세자와의 만남을 위해 이 날로 예정됐던 재판에 불출석을 신청했다.

오후 4시경이 되자 사우디 경호원측과 롯데호텔은 보안에 극도로 민감한 모습이었다. 기자들이 선 줄을 벽 쪽으로 밀어내기 시작했다. 사우디 인사들이 탄 자동차가 카메라에 잡힐 때면 사우디 국기 배지를 단 경호원들이 다가와 촬영을 막고 사진 삭제를 요구했다. 

차량이 오가는 길가에 선 취재인 앞엔 쇠로 된 약 1.5m짜리 펜스가  14개 가량 세워졌다. 차담회 시간이 가까워 오자 펜스를 안 쪽으로 고쳐 놓으며 "안으로 더 들어가 주세요"라며 "카메라 각도를 저쪽으로 틀어 주세요" 등을 연신 외쳤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4시 20분경 가장 먼저 롯데호텔에 도착했다. 이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연달아 도착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어떤 이야기를 나눌 것이냐" 묻는 기자가 여럿이었지만 둘 다 아무 말 없이 빠른 걸음으로 호텔 입구로 향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방한 중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의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2.11.17 hwang@newspim.com

4시 30분 이후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직원의 부축을 받으며 들어갔다. 정기선 현대중공업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이 연달아 도착했다. 이들은 차에서 내려 잰걸음으로 취재진을 지나쳤다. 

이날 현장에 있던 재계 관계자는 "소총을 소지하고 있는 사람도 있고, 호텔 곳곳을 통제하는 등 분위기가 엄중하다"고 말했다.

재계가 빈 살만 왕세자와의 면담에 초미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사우디가 추진 중인 초대형 신도시 개발사업 '네옴시티'에 있다. 서울시 44배 크기의 친환경 스마트시티를 짓는 프로젝트로 사업비만 5000억달러(약 640조원)에 이른다.

서울에서 강릉에 이르는 길이 170㎞의 직선도시 '더 라인'과 바다 위에 떠있는 팔각형 산업단지 '옥사곤', 대규모 산악관광 단지 '트로제나'도 각각 지어진다.

이날 오전 열린 '2022년 한-사우디 투자 포럼'에서 한국의 주요 기업과 사우디 정부·기관·기업은 네옴시티 건설 관련 사업을 포함해 모두 26건의 계약·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앞서 빈 살만 왕세자는 2019년 6월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에 처음 방문했을 때도 정부와 재계의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주최한 청와대 환영 오찬에는 이재용·정의선·최태원·구광모 회장 등 주요 재벌그룹 총수들이 출동했다.

공식 일정을 마친 뒤 삼성그룹 영빈관 승지원에서 재계 총수들과 별도에 회동을 했다. 당시 두 나라 정부와 기업은 조선·자동차·석유화학·에너지 분야에서 총사업 규모가 83억달러(약 11조원)에 이르는 10건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aaa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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