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성소의 기자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2%에서 1.8%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내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전망치(3.9%)를 그대로 유지했다.
OECD는 22일(현지 시간)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1.8%로 예상했다. 이는 OECD가 지난 9월 중간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2.2%보다 0.4%p 낮춘 수치다. 내후년(2024년) 성장률 전망치도 2%대 아래인 1.9%로 제시했다(아래 표 참고).
OECD는 1년에 총 4차례에 걸쳐 경제전망과 중간 경제전망을 발표하는데, 이번 발표는 OECD 회원국과 세계경제, 주요 20개국(G20)을 대상으로 하는 올해 마지막 경제전망이다.
앞서 OECD가 제시한 내년도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작년 12월 2.7%, 6월 2.5%, 9월 2.2%, 11월 1.8% 등으로 점차 낮아졌다.
◆ "수출 부진·고물가로 성장세 약화…소비 둔화 우려"
OECD가 이번 경제 전망에서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 아래로 제시한 가장 큰 이유는 계속되는 고물가 현상과 부진한 수출에 있다.
OECD는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반도체 수요 위축과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 영향으로 둔화하면서 전체적인 회복 흐름도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높은 물가 흐름도 성장을 제약하는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 내다봤다. 물가상승률은 지난 7월(6.3%) 이후 낮아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정책 목표치(2.0%)를 한참 웃도는 수준에다, 근원물가도 크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OECD가 발표한 '2022년 11월 경제전망' 성장률 전망 [자료=기획재정부] 2022.11.22 soy22@newspim.com |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앞으로 소비와 투자는 더욱 둔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재부는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가처분소득 증가세 둔화와 주택시장 부진이 민간소비·투자를 둔화시킬 전망"이라며 "부채 상환부담 확대에 따른 주택가격 조정 가속화와 기업 부실 확대도 소비·투자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고물가,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서민들 시름이 깊어지고 기업 부실도 확대될 우려가 있다는 얘기다.
수출에도 적신호가 켜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업황이 나빠지고 있는 데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 구조 특성상 미중 갈등과 같은 국제 정세에도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 "당분간 고물가 지속"…물가상승률 전망치 3.9% 유지
내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전망치(3.9%)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당분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서비스·공공요금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내년까지는 높은 수준을 지속하다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OECD는 기대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으로 형성될 수 있도록 당분간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펼 것을 권고했다.
또 국회가 재정준칙을 채택해 재정건전화 작업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재정정책은 보편적 지원이 아닌 취약계층 대상 선별 지원으로 전환할 것을 권고했다. 이와 더불어 에너지 절약을 위한 유인 구조도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구조개혁도 서둘러야 한다고 언급했다. 생산성이 높은 부문으로 노동과 자본을 재배분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경쟁을 촉진하는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연금개혁에 대해서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적정 노후소득과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정부가 추진 중인 원전 정상화에 더해 배출권거래제를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연계하는 조치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세계 경제성장률 2.2% 전망…미국·유럽 0.5%
한편 OECD는 내년 전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전망치(2.2%)와 같은 2.2%로 제시했다. 또 내후년에는 경제가 다소 회복할 것으로 전망해 2024년 성장률은 2.7%로 전망했다.
지역별로는 유럽과 북미 지역의 성장이 특히 둔화될 것이라 내다봤다. 미국의 경우 고물가·고금리·강달러가 성장을 제약할 것이라 판단,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0.5%로 제시했다. 에너지·식량 위기를 겪고있는 유로존의 경우에도 미국과 똑같이 내년 성장률을 0.5%로 전망했다.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제시했다. 중국의 경우 부동산 시장 부진과 제로코로나 정책 영향으로 내년 4.7%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다만 OECD는 내년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고용을 계속 유지하면서 실업률이 큰 폭으로 증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교역은 내년 2.9%로 둔화될 것으로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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