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한국전력의 적자 탈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력도매가 상한제는 물론, 채권 한도 확대, 은행 대출, 자산 매각, 전기요금 인상 등 전방위적인 자금 확보에 초점이 맞춰졌다.
28일 한전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영업손실은 21조8342억원 규모다. 이런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 영업손실은 30조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다보니 당장이라도 방안 마련이 시급한 모습이다.
앞서 지난 25일 국무조정실은 규제개혁위원회를 열고 '전력도매가격(SMP·계통)에 상한을 두는 내용이 포함된 '전력거래가격 상한에 고나한 고시' 개정안을 의결했다.
SMP 상한제는 한전이 민간 발전기업으로부터 전기를 사들일 때 적용된다. 이 상한제를 시행하면 직전 3개월간 SMP 평균이 최근 10년 평균의 1.5배를 넘어섰을 때 전기를 이보다도 비싸게 팔지 못하게 할 수 있다. 이 개정안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고시 이후 다음달 1일부터 내년 2월가지 3개월동안 시범 시행된다.
제도가 시행되면 상한은 ㎾h당 160원 수준이 된다. 정부 입장에서는 이보다도 더 낮출 생각이었으나 민간 발전사의 피해 등을 고려한 판단으로 보인다. 상한제를 적용하면 ㎾h당 134원으로 낮아진다. 그만큼 한전이 전기를 사들이는 비용부담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SMP 상한제는 이미 지난 국정감사 때에도 질타가 끊이질 않았고 이창양 산업부 장관 역시 국감장에서 하전의 부실화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SMP 상한제를 꼽은 바 있다.
여기에 한전이 발행하는 채권(한전채)의 발행액 한도도 높아진다. 앞서 지난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소위는 한전채 발행 한도를 자본금과 적립금의 합산액의 2배에서 5배로 상향하는 한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한전은 한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곧바로 추가 채권 발행에 나설 태세다.
2022년 한국전력 장기채 신규 발행액 [자료=한국전력] 2022.11.14 biggerthanseoul@newspim.com |
다만 상대적으로 부실 가능성이 낮은 한전채가 추가로 발행되면 일반 기업채권에 대한 투자금이 한전채로 집중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잖다.
한전은 이같은 부작용을 은행 대출로 줄여볼 생각이기도 하다. 연 5.5~6% 금리 수준으로 하나은행에서 6000억원을 대출할 예정이다. 여기에 2조원 정도의 자금을 추가로 대출할 것으로 알려진다.
이래도 자금 경색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전은 기획재정부가 연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통해 기존 보유하고 있는 12개 지사를 정비하고 추후 매각에 나설 예정이다. 콘도, 리조트회원권 구좌도 처분한다.
이와 함께 한전 적자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으로 지목된 전기요금 인상도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이 장관은 "최근 국회 산자위에 참석해 연료가격 상황이 내년에도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전기요금 추가 인상이 예상되는 분위기다.
전력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에너지 수입 부담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이 부담을 어느 정도 분산해야 하는 것은 맞다"면서 "다만 산업부와 한전이 기업과 국민이 감당할 수 있을 지 등도 따져보면서 현실적인 인상안 카드를 내놔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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