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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욱 "곽상도, 김만배에 '회삿돈 주고 3년 징역 갔다오라' 해"

기사등록 : 2022-11-28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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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뇌물' 재판서 추가 증언 "술자리서 김만배 격분"
곽상도 "그런 말 한 적 없다"…김만배도 "들은 적 없어"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남욱 변호사가 과거 한 술자리에서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게 '회사 돈을 꺼내 주고 실형을 살고 오라'는 취지로 말해 두 사람이 다툰 것이라고 법정 증언했다.

곽 전 의원과 김씨는 서로 그런 이야기를 하거나 들은 적이 없다며 남 변호사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남 변호사는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곽 전 의원과 김씨 등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두 사람이 싸우게 된 경위에 대해 진술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을 받는 남욱 변호사가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1.25 mironj19@newspim.com

검찰은 "증인은 검찰 조사에서 곽상도·김만배 피고인이 싸우게 된 경위와 관련해 다른 부분이 기억난다고 했는데 어떤 내용인가"라고 물었다.

남 변호사는 "곽 전 의원이 돈 얘기가 나오자 취해서 '회사에서 (돈을) 꺼내고 3년쯤 징역 갔다 오면 되지'라고 가볍게 말을 했는데 갑자기 김씨가 화를 엄청 냈다"며 "저와 정영학 회계사가 눈치를 보다가 집에 간 사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곽 전 의원이 김씨에게 돈을 요구한 구체적인 이유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고 금액을 특정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곽 전 의원 측 변호인은 '지난해 조사를 받고 시간이 한참 흐른 후 진술한 것인데 기억이 없다고 하다가 특별하게 기억난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질문했고 남 변호사는 "계속 (구치소) 안에 있다 보니 '징역 갔다 오면 되지'라는 멘트가 기억났다"고 말했다.

앞서 남 변호사는 올해 5월에도 당시 상황에 대해 증인 자격으로 진술한 바 있다. 그는 "김씨가 탁자를 탕 치며 곽 전 의원에게 반말로 '돈이 없는데 어쩌라는거야'라고 했다"며 두 사람이 다툰 사실을 기억한다고 했다. 하지만 만취해 인사불성인 상태였기 때문에 곽 전 의원이 뭐라고 말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당시 술자리에 참석했던 정 회계사는 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남 변호사보다 구체적인 진술을 내놨다. 곽 전 의원이 2018년 가을 경 서초동 한 식당에서 '돈을 많이 벌었으면 나눠줘야지'라고 말하자 김씨가 '회삿돈을 어떻게 그냥 주냐'며 대립하다가 싸웠다는 것이다.

검찰은 정 회계사와 남 변호사의 진술을 토대로 곽 전 의원이 먼저 화천대유 법인 자금을 빼서 달라며 김씨에게 금품을 요구했고 김씨가 이를 거부하는 과정에서 다툰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 곽 전 의원과 김씨 측은 '돈을 많이 벌었으면 기부도 좀 하라'는 취지로 말한 것이었고 이를 훈계로 받아들여 다툰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날 남 변호사의 추가 증언이 나오자 곽 전 의원과 김씨 측은 서로를 증인으로 신청해 해당 발언의 진위를 확인했다.

곽 전 의원은 "저는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며 "문재인 정부 출범 후 5년 내내 수사만 받았는데 사석에서 누구한테 돈을 달라고 했다는 것이 상상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이 가당키나 하겠나. 나방이 불에 뛰어 들어가는 격"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씨도 '곽 전 의원으로부터 회사에서 돈을 꺼내고 3년쯤 징역을 갔다 오면 된다는 말을 들었나'라는 곽 전 의원 측 변호인의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또 김씨 측 변호인은 "다수 사건에서 수사를 받거나 기소된 남 변호사가 검찰 조사 과정에서 회유나 압박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아 남 변호사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 최근 압수수색 후 새로운 사실을 기억했다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고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재판부는 오는 30일 변론을 종결하고 검찰의 구형 의견과 피고인들의 최후진술을 듣기로 했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3월 경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꾸리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후 그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던 아들 병채 씨의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세금 공제 후 25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화천대유 자금으로 당시 국회의원이던 곽 전 의원 측에 뇌물을 제공한 혐의, 남 변호사는 곽 전 의원에게 정치자금을 교부한 혐의를 받는다. 

shl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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