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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이자' 맞먹는 월세 가격…세입자들 "차라리 아파트 살까?"

기사등록 : 2022-12-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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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가격 상승에 구축·소형 아파트 매수 움직임
대출 규모 크지 않을 경우 월세보다 저렴할 수도
"내년까지 금리 인상·집값 하락에 수요는 많지 않을것"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지난해 경기 고양시에서 구축아파트를 구매한 최모(34) 씨는 전세로 들어갈지 월세로 들어갈지 고민하는 친구에게 구축아파트를 매매해야 한다고 적극 추천했다. 지금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지만 결국 상승세로 돌아설것이란 얘기다. 최씨는 "매달 대출이자가 압박이긴 하지만 월세라도 이정도 평수 아파트에서 산다면 얼마 차이나지 않을 것"이라며 "아파트 가격이 내려간다는 전망은 많지만 시기를 조절해 매입하면 손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월세가격도 점점 더 올라가는 추센데 전전긍긍하지 말고 차라리 실거주용으로 잘 알아보고 하나 매수해놓는게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으로 월세를 찾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지만 월세 가격 마저 오름세를 보이면서 구축아파트나 소형아파트를 매수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대출기간을 늘릴 경우 월세 가격 보다 납입원금과 대출이자를 같이 납부하는게 더 저렴하거나 비슷하다는 것이다.

실거주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투자까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고점에서 가격이 어느정도 내려온 만큼 추가적인 하락이 있더라도 결국 집값의 장기 우상향을 기대해 매수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월세가격이 오르면서 일정부분 목돈을 갖춘 수요층을 중심으로 구축아파트나 소형아파트 매수에 나서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물론 내년까지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는데다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매매 수요가 크게 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월세보다 저렴한 이자를 내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대출받을 금액 규모가 크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인턴기자 =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2021.11.15 kimkim@newspim.com

◆월세 선호도 높아져…올해 10월 평균 월세가격 82만8000원…전년比 3.2% ↑

올해 1~11월 전국의 월세 거래량은 128만3096건으로 전년 동기(89만2248건) 대비 43.8% 증가했다. 비중도 전세를 추월했다. 올해 전월세 전체 거래량은 248만6491건으로 이 가운데 월세 비중은 51.6%다. 지난해 월세 비중이 43.6% 였던 점을 감안하면 8%포인트 늘었다.

세입자들의 월세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월세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해 10월 80만2000원이었던 평균 월세가격은 올해 10월 82만8000원으로 올랐다. 1년새 2만6000원(3.2%) 올랐다.

특히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이 월평균 월세가격을 웃돌았다. 서울의 경우 월평균 월세가격은 126만6000원이다. 지난해 10월 123만40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3만2000원(2.5%) 올랐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 96만1000원에서 1년 사이 3만9000원(4%) 올라 100만원이 됐다. 같은기간 인천은 83만9000원에서 87만5000원으로 3만6000원(4.2%) 올랐다.

월세가격이 꾸준히 오르면서 세입자들은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높아진 금리에 전세대출 이자 부담으로 월세로 눈을 돌렸지만 마땅치 않을 것이다.

내년 4월 전세계약이 만료되는 김모(40) 씨는 "아무래도 직장이 서울이고, 쭉 서울에서만 살다보니 월세로라도 서울에 머물고자 했지만 월세 가격이 너무 올라 수도권 외곽 지역에서 구축아파트를 사려고 한다"면서 "월세가 100만원을 넘어가면서 차라리 조금 더 돈을 내더라도 매수를 하는게 낫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집값 하락세…매매수요는 크게 늘지 않을 것"

실제로 2억원을 연 7% 금리(30년 만기, 원리금균등분할상환 조건)로 빌리면 초기 월이자 부담은 약 117만원이다. 원금을 합친 원리금은 133만원 수준이다.

보유한 자산이 있어 대출받아야 하는 금액이 크지 않은 경우는 오히려 아파트를 매매하는게 좋은 판단일 수도 있다. 다만 내년까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이자가 더 높아질 우려도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원은 "이자 부담과 월세가격이 동반상승하고 있어 세입자들도 선택을 할 때 합리적으로 기회비용을 따져볼 것 같다"면서 "금리 인상이 멈추더라도 금리가 급격하게 내려올 가능성은 낮아 변동금리를 염두에 두고 전세를 선택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내년까지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매수 심리 위축에 따른 집값 하락도 이어질 전망이라 아파트 매매 수요는 크게 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특히 아직까지 시세보다 저렴하게 나온 급매물들의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 점은 가격이 바닥까지 내려오지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실거주 목적으로 아파트를 매입하는거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나쁘지 않다"면서도 "다만 내년 상반기 집값 하락세와 분양아파트 입주 시기가 도래해 급매물들이 쏟아질 경우가 있는만큼 매수 시점을 살필 필요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in7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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