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최태원(62) SK그룹 회장과 노소영(61)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결혼 34년 만에 법적으로 이혼했다. 법원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주) 주식이 최 회장의 특유재산에 해당한다며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하고 노 관장에게 현금으로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부(김현정 부장판사)는 6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1심 선고기일을 열고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이혼한다"며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위자료로 1억원, 재산분할로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하라고 했다.
재판부는 재산분할 액수에 대해 "노 관장이 SK(주) 주식의 형성과 유지, 가치 상승 등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보기 어려워 이를 특유재산으로 판단하고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며 "혼인생활의 과정과 기간, 분할대상 재산의 형성 경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특유재산은 부부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과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을 말하며 원칙적으로 재산분할 대상이 되지 않는다.
노 관장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주) 주식 및 계열사 주식, 부동산, 퇴직금 등에 대해 재산분할을 청구했는데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일부 계열사 주식 및 부동산, 퇴직금, 예금 등과 노 관장의 재산만 분할 대상으로 봤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좌),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우) [사진=뉴스핌 DB] |
앞서 최 회장은 1988년 9월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 관장과 결혼해 슬하에 세 자녀를 뒀다. 그러나 2015년 12월 언론에 혼외 자녀가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노 관장과의 이혼 의사를 밝혔다.
최 회장은 2017년 7월 노 관장을 상대로 이혼 조정을 신청했고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이듬해 소송전으로 번졌다.
이들의 소송은 이혼에 반대하던 노 관장이 2019년 12월 이혼 맞소송(반소) 및 3억원 상당의 위자료, 1조원대 재산분할을 청구하면서 재산분할 규모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노 관장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주) 주식 총 1297만5472주 중 50%(648만7736주)를 요구했고 액수는 이날 종가 기준 1조3600억여원이 넘는다.
노 관장은 소송 도중 최 회장이 SK(주) 주식을 처분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가처분도 신청해 최 회장이 보유한 SK(주) 주식 350만주에 대해 본안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양도 등 처분을 금지한다는 법원 결정을 받기도 했다.
최 회장 측은 해당 지분이 부친인 고(故) 최종현 전 회장에게 물려받은 것이기 때문에 특유재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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