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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그룹 '옥상옥' 해소는 미완성...자산관리·홀딩스 합병하나

기사등록 : 2022-12-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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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옥' 논란 애경자산관리·애경개발 합병
자산관리, 합병 후 AK홀딩스 최대주주로
옥상옥 해소하려면 애경자산관리 정리해야
AK홀딩스와 후속 합병작업 등 전망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애경그룹이 '옥상옥'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장영신 회장 일가가 보유한 애경자산관리와 애경개발을 합병하면서다.

애경자산관리와 애경개발은 지주사인 AK홀딩스 지분을 가지고 '지주사 위 지주사'로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향후 애경자산관리와 AK홀딩스의 합병 시나리오를 비롯해 옥상옥 구조를 완전히 해소하기 위한 후속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의 최대주주가 기존 채형석 부회장(14.25%)에서 애경자산관리(18.91%)로 변경됐다. AK홀딩스 지분을 가지고 있던 애경자산관리와 애경개발이 합병하면서다.

애경그룹 장영신 회장(왼쪽)과 채형석 부회장 [사진=뉴스핌DB]

앞서 애경자산관리과 애경개발은 AK홀딩스 지분을 각각 10.37%, 8.55% 보유하고 있었다. 지난 6일자로 두 회사의 합병이 마무리되면서 애경자산관리의 AK홀딩스 지분은 18.91%로 늘었다. 애경자산관리가 애경개발을 흡수하는 식으로 합병비율은 1대 31.38이다.

이에 따라 애경그룹 지배구조는 총수일가→애경자산관리·애경개발→AK홀딩스에서 총수일가→애경자산관리→AK홀딩스로 단순화됐다.

애경자산관리는 애경 총수일가가 100% 보유한 비상장 가족회사다. 애경개발과의 합병 후 채형석 부회장이 49.17%로 최대주주로, 동생인 채동석 부회장과 채승석 전 애경개발 대표, 채은정 전 애경산업 부사장이 21.69%, 11.66%, 11.02%를 보유하고 있다. 채 부회장의 모친인 장연신 회장은 5.39% 지분을 갖고 있다. 애경개발은 총수일가와 애경자산관리(31.47%)가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합병 전에는 지분이 없었던 채형석 부회장의 장남 채정균씨가 1.08%를 취득해 눈길을 끈다. 채 부회장은 채정균씨를 후계자로 내세워 3세 승계 작업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채정균씨는 AK홀딩스 지분도 2.33% 보유하고 있다. 애경자산관리와 장 회장, 4남매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애경그룹은 올해 임원인사에서 애경자산관리 투자부문 백차현 대표이사를 AK홀딩스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등 그룹의 핵심 인재가 배치된 곳이기도 하다.

애경자산관리와 애경개발은 애경그룹이 지난 2019년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시 대상 기업집단(대기업)으로 지정되며 사익 편취 규제 대상으로 지목됐다. 지주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또 다른 지주사격 회사로 '옥상옥' 구조라는 지적을 받았다. 또 높은 내부거래 비율 역시 문제가 됐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에서 총수 일가 지분율 20% 이상 상장사·비상장사와 이들 회사가 지분 50%를 초과해 보유한 자회사를 사익 편취 규제 대상으로 지정하고 있다.

옥상옥 구조는 총수일가가 적은 비용으로 그룹을 지배할 수 있는 '편법'으로 꼽힌다. 배당금이나 수수료 비용 등을 명목으로 총수일가가 막대한 이익을 얻어간다는 비판을 받는다. 공정위를 비롯한 정부에서는 이같은 옥상옥 구조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고 기업들도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15년 SK C&C와 SK㈜가 합병한 SK그룹이 대표적이다.

애경그룹 사옥 전경 [사진=애경그룹]

애경그룹도 이번 합병 결정이 옥상옥 구조를 해소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애경자산관리가 가지고 있던 IT사업을 분리해 AK홀딩스로 두는 등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두 회사의 합병도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투명화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이 마무리된 수순은 아니다. 애경자산관리가 지주사인 AK홀딩스 최대주주로 남아있는 한 옥상옥 논란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애경자산관리와 AK홀딩스 간 합병을 비롯해 다양한 시나리오가 예상되고 있다. 비슷한 논란이 있었던 동원그룹의 경우 총수일가가 보유하고 있던 동원엔터프라이즈와 동원산업을 합병하며 동원산업을 완전한 지주사로 세우고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데 성공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총수일가는 애경자산관리를 제외하더라도 AK홀딩스 지분을 46.26% 보유하고 있어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었다"며 "편법으로 그룹을 지배하는 타 그룹의 사례와는 다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옥상옥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후속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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