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현대중공업 노사의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되면서 교섭 타결이 해를 넘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4표라는 간발의 차이로 부결된 만큼 재파업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8일 임단협 합의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했고 부결됐다. 조합원 6194명이 투표해 3093명이 찬성하며 49.94%의 찬성률로 부결된 것이다. 찬성 요건인 과반까지 0.06%, 표로는 4표가 부족했다.
[사진 / 뉴스핌DB] = 전국금속노동조합이 지난 7월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현대빌딩 앞에서 열린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 노동조합 공동요구안 전달식 및 승리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2.07.18 pangbin@newspim.com |
이번 노사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8만원(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인상 ▲지역·복지수당 2만원 인상 ▲성과금·격려금 350만원·주유 상품권 30만원 지급 ▲생산기술직 정년퇴직자 대상으로 기간제 채용 인원 증원 등이 담겼다.
잠정합의안 부결의 이유는 임금 인상에 대한 불만이 이유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노조 3사는 기본급 14만23000만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측은 지난 3년 간 인상분이 19만4000원이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때문에 추후 잠정합의안이 마련된다고 하더라도 기본급 승급보다는 다른 내용에서 절충안이 마련될 가능성이 높다.
집중 교섭이 이뤄진다고 해도 해를 넘길 가능성은 있다. 그동안 현대중공업 교섭은 매년 해를 넘겨 진행돼 왔다. 지난해 임단협은 올해 5월에야 타결됐으며 지난해에는 7월에야 2019·2020년의 2년치 임단협을 타결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에는 연내 교섭이 마무리될 수 향후 교섭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아직 교섭 일정이 정해진 바는 없다"면서도 "노사 간 협의 하에 구체적 일정을 조율하며 교섭을 진행해 타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잠정합의안이 부결됐지만 재파업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조합원 투표와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으로 파업권을 획득한 상태로 언제든지 합법적인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
실제로 노조는 잠정합의안을 마련하기 전에 9일에 순차 파업, 13일에 전면파업을 예고한 바 있다.
실제로 노조 내부에서는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만큼 회사 측에서 추가적인 교섭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잠정합의안 부결에서 찬성표가 49.94%로 과반에 근접했던 만큼 재파업할 수 있는 동력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화물연대 파업 동안 지체된 공정에 대한 반대 여론도 부담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같은 날 조합원 찬반 투표에 전체 인원 4809명 중 4501명이 참여해 50.8%로 잠정합의안이 가결됐다. 합의안에는 ▲기본급 8만5000원 인상 ▲격려금 200만원 지급 ▲하계 휴가비 30만원 인상 ▲정년 1년 연장 등의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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