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각종 청탁 대가로 10억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옥곤 부장판사)는 14일 특정범죄가중법상 알선수재·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부총장의 1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억대의 금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9월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열리는 소환조사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2.09.23 hwang@newspim.com |
이 전 부총장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의 대부분이 피고인과 분쟁관계에 있던 당사자 일방의 주장에 불과하다"며 "단순한 차용관계일 뿐 알선이나 부정한 청탁 등의 대가로 받은 것은 전혀 아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민주당 서초구 갑 지역위원장으로 활동하던 당시 자신을 수천억대 자산가로 소개한 박씨가 찾아와 험지에서 고생하고 있는 정치인을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며 "피고인도 스스로 정치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수준이 되지만 대부분의 자산이 부동산이기 때문에 쉽게 처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 때 박씨가 돈을 빌려준 것이고 그 중 계좌를 통해 받은 돈의 3분의 2는 갚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씨가 사적으로 여러가지를 알아봐달라는 식의 부탁을 했었고 피고인도 알려준 적은 있지만 그 부탁이 알선이나 청탁의 내용은 아니었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21일 준비기일을 한차례 더 갖고 다음 달에는 공판기일을 통해 이 전 부총장에게 금품을 제공한 사업가 박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부총장은 지난 2019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공무원, 공공기관 임원 등에게 청탁해 정부지원금 배정, 마스크 사업 관련 인허가, 공공기관 납품 및 임직원 승진 등을 알선해 준다는 명목으로 사업가 박씨로부터 합계 9억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2020년 2~4월 박씨로부터 21대 국회의원 선거 비용 명목으로 수차례 총 3억3000만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일부 정치자금과 알선수재 금액이 중복된다고 보고 총 수수금액을 10억원으로 산정했다.
한편 이 전 부총장은 지난 3·9 재보궐선거 당시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 등으로도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선거운동원 등은 모두 혐의를 인정했지만 이 전 부총장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또한 이 전 부총장은 6·1 지방선거 전 출마 예정자들로부터 수백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도 최근 추가 기소됐는데 같은 재판부에 배당된 만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끼리 병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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