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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자금난·실적부진에 '감원 한파'…인사폭 커질듯

기사등록 : 2022-12-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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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임원인사 보름 이상 늦추며 장고
유동성 위기 초래한 건설 대표는 조기 교체
실적부진 하이마트·면세점은 인력감축부터
안정 속 쇄신 필요한 계열사엔 과감히 '메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정기 임원인사를 앞둔 롯데그룹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롯데건설이 자금난을 겪으며 그룹 전 계열사들이 마른 수건을 짜고 있는 가운데 실적 부진 계열사엔 희망퇴직 명령이 내려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달 그렸던 임원인사를 백지화하고 보름 넘게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고환율·고금리·고물가 '3중 악재'를 돌파할 신 회장의 결단은 15일 내려진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중구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모습. 2022.03.18 mironj19@newspim.com

◆실적부진 하이마트·면세점 인력 구조조정 나서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와 롯데면세점은 각각 희망퇴직을 진행한다.

롯데하이마트는 오는 16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근속연수 10년 차 이상 또는 만 50세 이상 직원이 대상이다. 퇴직자들에게는 최대 24개월 월급 수준의 위로금과 재취업 지원금 1200만원이 지급된다. 지난 2020년 3월 첫 희망퇴직 이후 두번째 희망퇴직이다.

가전제품도 온라인 구매가 늘어나며 오프라인 중심의 롯데하이마트도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연간 흑자를 달성했던 롯데하이마트 실적은 지난해 4분기부터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4분기 29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분기 기준 적자를 달성한 데 이어 올해는 연간 기준 적자가 예상된다. 증권가에선 올해 33억원의 적자가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비패턴이 변하며 롯데하이마트는 오프라인 점포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 2019년 말 466개에 달했던 점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427개로 줄었다. 오프라인 점포를 줄이며 자연스럽게 구조조정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면세점도 오는 21일까지 15년 이상 근속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롯데면세점은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이다. 퇴직자들에게는 5개월 치의 통상임금과 직책 수당, 일시금 2000만원을 지급한다. 중‧고등학교나 대학교에 재학 중인 자녀를 두고 있는 퇴직자를 대상으로는 최대 2000만원의 학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롯데면세점도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오프라인 매장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롯데면세점 측은 "국내 다점포 전략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하고, 면세사업권 입찰 및 갱신 등 사업환경 변화에 따라 조직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

◆쇄신 필요한 계열사엔 과감히 교체 카드 꺼낼 듯

실적 부진 계열사들은 이번 임원인사에서 자연스럽게 수장 교체가 점쳐지고 있다. 황영근 롯데하이마트 대표와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다.

한국신용평가는 롯데하이마트가 실적 부진과 향후 오프라인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될 건이란 전망에 외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낮췄다. 자본시장의 평가는 앞서 사장단회의에서 신동빈 회장이 강조한 평가 기준이다. 부동산 PF 차환을 위해 롯데그룹 전반에 유동성 위기를 가져온 롯데건설의 하석주 전 대표는 결국 지난달 사표를 냈다.

신 회장은 롯데지주에서 경영개선실장을 맡고 있는 박현철 사장을 롯데건설에 배치해 급한 불을 끄고 있다. 박현철 사장의 이동으로 경영개선실장 자리가 비며 그룹 내 임원들의 연쇄 이동이 있을 전망이다. 6년째 롯데홈쇼핑 대표를 맡으며 유통 계열사 최장수 CEO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완신 사장의 중용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재계에선 올해 연말 인사 '키워드'가 '안정 속 쇄신' 이었던 점을 감안해 롯데그룹도 쇄신이 필요한 일부 계열사를 제외하면 변화보다 안정을 택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실적 부진에 빠진 롯데케미칼의 경우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고, 온라인 시장에 재도전을 선언한 롯데쇼핑의 경우 지난해 외부인사를 대대적으로 수혈해 변화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롯데마트와 슈퍼의 조직 통합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올해는 어느 때보다 임원인사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임원인사 회의도 인원을 최소화해 사전 정보 유출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전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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