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실손보험 인상률이 최대 9%로 가닥이 잡힌 가운데 늘어나는 보험료가 부담이라면 4세대 실손보험으로의 전환을 노려볼 만 하다. 40세 남성이 1세대 실손보험에서 4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탈 경우 약 47만원의 불필요한 지출을 막을 수 있다. 다만, 병력과 가족력이 있는 경우 기존 보험을 유지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내년 실손보험 인상률은 한 자릿수인 최대 9% 수준에서 묶일 전망이다. 주요 손해보험사들과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는 이번 주 실손보험 인상률 조정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당초 보험업계는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점차 악화되는 만큼 10% 중후반의 인상률을 제시했으나, 정치권은 서민 생활의 부담과 물가 상승 우려를 이유로 인상률을 낮추라고 요구했고,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실손보험은 보험에 가입한 고객이 병원 치료 시 부담한 의료비의 일정 금액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올해 3월 기준 가입자가 3977만명에 달해 '제2의 국민건강보험'이라고 불리는 만큼 매해 연말마다 인상률에 대한 관심이 높다. 보험료 인상으로 늘어나는 보험료가 부담스럽다면 보유 중인 보험을 해지하는 것보다 소득, 건강상태, 의료 이용 성향 등을 고려해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4세대 실손보험은 일부 병의원의 과잉진료로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악화되고 손실이 가입자들에게 전가되자 병원에 자주 가지 않는 가입자들이 적은 보험료를 납부하면서 사고에 대비할 수 있도록 출시된 상품이다. 보험료는 1세대보다 75%, 2세대보다 60%, 3세대보다 20% 낮다.
올해 40세 남성 기준 세대별 평균 월보험료는 1세대 4만7310원, 2세대 2만8696원, 3세대 1만4512원, 4세대 1만1982원이다. 여기에 최대 9% 인상률을 적용하면 내년 월보험료는 1세대 5만1568원, 2세대 3만1279원, 3세대 1만5818원으로 조정될 전망이다. 4세대는 지난해 7월에 출시돼 요율 조정 시기(5년)가 도래하지 않아 1만1982원이 유지된다. 따라서 40세 남성이 1세대에서 4세대로 전환할 경우 연간 약 47만원의 불필요한 지출을 막을 수 있다. 게다가 보험협회는 4세대 실손보험으로의 전환을 독려하기 위해 올해 연말까지 4세대로 전환한 고객을 대상으로 월보험료를 50% 인하해준다. 이 경우 아낄 수 있는 금액은 약 55만원까지 늘어난다. 다만, 이는 전체 보험사의 평균적인 수준으로 가입한 상품의 종류, 연령, 성별과 보험사별 손해율 상황 등에 따라 실제 개별 가입자에게 적용되는 인상률은 달라질 수 있다.
올해 40세 남성 세대별 실손보험 평균 월 보험료 및 내년 인상분 적용한 예상 월 보험료 [자료 제공=손해보험협회] |
그러나 4세대로 전환하는 것이 반드시 유리하지는 않다. 4세대 실손보험은 저렴한 대신 비급여 진료비 자기 부담 비율이 20~30%로 높아지고, 1~3세대보다 보장성 범위가 적어 비급여 항목 진료 시 고객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급여 진료를 받으면 보험료가 최대 300%까지 할증될 수 있고, 항목에 따른 진료 횟수에도 제한이 걸린다. 따라서 병력과 가족력이 있다면 4세대로 전환하는 것보다 1~3세대를 유지하는 쪽이 유리할 수 있으며, 이는 설계사 및 보험사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결정할 수 있다.
또, 기존 보험에 특약 형태로 설계돼있는 1세대에서 4세대로 전환하는 과정은 특약을 소멸시키는 방식이기 때문에 보험사를 통해 전환을 결정하고 요청하는 것이 좋다. 전환 철회 제도가 있어 기존 상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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