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법원이 서울피엠씨(PMC) 2대 주주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여동생에게 회사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를 20일 동안 허용하라고 했다. 서울PMC는 정 부회장의 부친 고(故) 정경진 씨가 설립한 종로학원의 후신으로 82.19%의 지분을 가진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다.
서울고법 민사12-3부(박형준 윤종구 권순형 부장판사)는 21일 정 부회장의 동생 은미 씨가 서울PMC를 상대로 낸 회계장부와 서류의 열람 및 등사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선고한 파기환송 전 원심과 달리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구체적으로 "피고는 원고 또는 대리인에게 이 판결 확정일의 3영업일 후부터 공휴일과 토요일을 제외한 20일 동안 피고의 본점 사무실에서 영업시간 동안 이 사건 각 장부 및 서류를 열람·등사하게 하라"고 했다. 등사 방법으로는 사진 촬영이나 이동식저장장치(USB) 복사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법원 로고. 2020.03.23 pangbin@newspim.com |
앞서 서울PMC 지분 17.79%를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 은미 씨는 회사가 사업을 재편한 이후(2016년)부터 주주들에게 이익배당을 전혀 실시하지 않았다며 2018년 2월 회사를 상대로 회계장부 열람·등사 청구소송을 냈다.
은미 씨는 정 부회장을 포함한 경영진이 주요 사업 부문이었던 학원사업을 매각하고 부동산 임대업을 영위하면서 회사를 자의적으로 방만하게 운영한 의혹이 있다며 회사 경영상태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2심은 "배당이 이뤄지지 않은 것 자체가 임원진의 부정행위라고 보기는 어렵고 추상적 의혹만으로 회계장부 등의 열람·등사를 허용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없다"며 은미 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 5월 회사가 은미 씨에게 회계장부 등의 열람 및 등사를 허용해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하면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은 "주주가 열람·등사 청구권 행사에 이르게 된 경위와 행사의 목적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되면 충분하고 그 이유가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합리적 의심이 생기게 할 정도로 기재하거나 그 이유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첨부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유를 합리적 의심이 생기게 할 정도로 기재해야 한다면 주주에게 과중한 부담을 줌으로써 권리를 크게 제한한다"며 "주주가 회사의 업무 등에 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열람·등사 청구권을 부여한 상법의 취지에 반하는 결과가 초래돼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파기환송심은 이러한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의 취지에 따라 은미 씨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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