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세계 최대 상장 암호화폐 채굴 기업 중 한 곳인 코어사이언티픽(Core Scientific)이 텍사스 파산법원에 미국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 신청 절차를 밟고 있다고 미국 CNBC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 3위권 거래소 FTX 파산에 이은 대형 채굴업체 파산 소식에 투자자 불안이 커지며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1만7000달러 아래서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더리움 이미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2.11.21 kwonjiun@newspim.com |
◆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너지값 상승에 수익성 악화
매체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회사의 현금 흐름은 여전히 양호하지만 임대 중인 장비에 대한 부채를 상환하기에는 충분치 않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회사가 사업을 정리하기 위한 청산 절차를 밟지는 않을 것이며 선순위 채권단과 합의를 모색하며 정상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챕터 11은 회생 가능성이 없는 기업의 청산을 규정한 '챕터 7'이나 개인파산 절차를 담고 있는 '챕터 13'과 달리 파산법원의 감독 하에 채무자의 영업활동, 채무, 자산 등의 구조조정 절차를 진행해 회생을 모색하는 제도다.
앞서 10월 공시를 통해 코어사이언티픽은 회사의 보통주를 보유한 주주들이 "투자에 대한 완전한 손실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또 회사는 10월 말과 11월 초 도래할 채권 상환을 하지 않을 것이며, 이에 대해 채권단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해도 된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채굴업체 중 한 곳으로 알려진 코어사이언티픽이 이처럼 파산 위기에 몰린 것은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하는 가운데, 에너지 비용은 오르면서 회사의 유동성이 고갈된 탓이다.
셀시우스 네트워크 로고와 암호화폐 모형 [사진=로이터 뉴스핌] |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2021년 11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6만9000달러 근방에서 1만6800달러로 3분의 1아래로 떨어진 상황이다. 이 가운데, 에너지 비용은 치솟고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며 회사의 순이익률이 빠르게 악화됐다.
지난 2021년 7월 상장 당시 43억달러에 이르렀던 회사의 시총은 20일 기준으로 7800만달러로 쪼그라들었다. 그 사이 회사의 주가는 98% 급락했다.
지난 7월 파산보호를 신청한 암호화폐 대출업체 셀시우스가 코어의 핵심 고객이었던 점도 역풍으로 작용했다.
◆ 암호화폐 장기 침체 속 관련업체 '줄도산' 경고도..."비트코인 가격 내년 바닥칠 것"
암호화폐 시장 침체기가 길어지며 경영난을 이기지 못한 채굴업체들의 파산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암호화폐 채굴 인프라 솔루션 업체 컴퓨트 노스(Compute North)가 텍사스 법원에 챕터11 파산보호를 신청했으며, 또 다른 채굴업체 마라톤 디지털(Marathon Digital)은 관련 손실이 8000억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 소재 비트코인 채굴업체인 그리니지제너레이션은 2분기 순손실이 1억달러를 넘었다며, 텍사스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을 중단했다. 나스닥 상장사인 아르고 블록체인은 주가가 영업일 30일 기준 연속으로 1달러를 밑돌아 최근 나스닥으로부터 상장폐지 경고를 받았다.
암호화폐 전반이 침체에 빠지며 채굴업체들의 수익성도 장기간 악화되고 있어, 자금난에 시달리는 암호화폐 관련 기업들은 한층 늘어날 전망이다.
앞서 17일 매튜 시겔 반에크 디지털 자산 연구 책임자는 보고서를 통해 "현재 비트코인 채굴자들은 전혀 수익성이 없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채굴업체들이 줄지어 파산하고 암호화폐 가격이 바닥을 칠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그러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내년 1분기 1만~1만2000달러 선을 테스트할 것"으로 전망했다.
21일 뉴욕증시 장중 비트코인 가격은 전장보다 0.06% 하락한 1만680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그의 전망대로라면 비트코인 가격이 여기서 최대 30~40% 추가 하락할 것으로 본 셈이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