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뉴스핌]김나래 특파원= 미국에 사는 테슬라 차주 A씨는 지난해 새 모델 Y를 4만9000달러에 구입해 3개월 후 6만1000달러에 팔아 1만2000달러의 이익을 챙겼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러한 일을 당분간 보기 힘들 전망이다. 테슬라의 중고차 가격이 크게 떨어진데다 신차 가격도 내려갔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21일부터 이달 말까지 전기차 세단인 모델3와 스포츠유틸리차량(SUV)인 모델Y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총 7500달러의 할인을 제공한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다. 이달 초 테슬라는 연말까지 해당 모델 구매자에게 3750달러의 할인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세일 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할인 규모를 두 배로 키운 것이다.
또 무료 슈퍼차저(충전) 1만마일을 포함하고 있어 역대급 할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테슬라 상하이 공장의 모델 3 생산라인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시장에서는 연말 이벤트성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최근 테슬라의 가격 인하 및 할인 행사를 볼 때 소비자들의 수요 둔화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테슬라의 수요 둔화가 본격화됐다는 시그널 가운데 하나가 바로 중고차 가격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테슬라 중고차 가격은 다른 자동차 가격보다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김나래 기자] 2022.12.28 ticktock0326@newspim.com |
테슬라 중고차의 11월 평균 가격은 5만5754달러로 7월 최고치 6만7297달러보다 17% 하락했다. 자동차 구매 사이트인 에드먼즈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중고차 시장은 해당 기간 동안 4% 하락했는데 테슬라는 이보다 4배 더 하락한 것이다.
그동안 테슬라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은 신차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늘어나자 대신 중고차를 사려는 트렌트가 있었다.
여기에 휘발유 가격 상승 등으로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 이에 테슬라는 다른 자동차 메이커보다 더 빨리 가격을 인상했으며, 이런 상황을 이용해 테슬라 차주들은 중고차 가격 상승에 따른 이윤을 남기고 새로운 자동차를 주문함으로써 수요를 주도해 왔다.
로이터 통신은 "이제 유가가 하락하고 금리는 상승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테슬라의 생산량이 증가하고 전기차 경쟁이 심화되어 중고 테슬라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기본적으로 중고차 시장의 거품이 오히려 차량 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됐으며 다른 브랜드에 비해 과장됐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그간 테슬라는 폭발적으로 늘어난 전기차 수요와 공급망 이슈로 인도 기간이 지연되면서 오랜 기다림에 지친 소비자들이 웃돈을 주고 테슬라 중고차를 구매했기 때문이다.
자동차 판매 웹사이트 아이씨카스닷컴의 수석 애널리스트 칼 브라우어는 로이터 통신에 "현재 테슬라 자동차를 당신이 지불한 것보다 더 높은 금액으로 중고차 시장에 팔 수는 없다"며 "이는 새로운 테슬라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EV 리서치 리커런트의 콘텐츠 마케팅 매니저 리즈 나즈만은 "포드 F-150 라이트닝과 현대 아이오닉 5와 같은 전기차가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도 테슬라의 가격을 떨어트리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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