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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 했던 검찰의 2022년…'검수완박'부터 '사법 정국'까지

기사등록 : 2022-12-3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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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 민주당 '검수완박' 추진
한동훈 장관, '친윤' 전면배치 인사 이어 '검수원복'으로 맞대응
서해 공무원 월북몰이·대장동 사건 등 수사 속도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2022년 한 해는 검찰에 있어 잊지 못할 한 해였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탄생하면서 검찰이 정치와 섞이기 시작한 데 이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을 거치면서 조직의 존폐 위기까지 겪었다.

최근에는 전 정부와 야권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활발히 돌아감에 따라 더욱 정치의 중심으로 들어오는 형국이다. 2023년에도 이같은 검찰 수사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정치권에서 '검찰' 조직에 대한 공방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청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있다. 2022.04.30 kilroy023@newspim.com

◆ '천국'과 '지옥' 오간 검찰

문재인 정부 시절 단행된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입지는 크게 줄었다. 여기에 조국·추미애·박범계 등 세 명의 법무부 장관을 거치면서 '검찰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검찰 수사권은 계속해서 축소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은 검찰에게 호재였다. 윤 대통령이 후보자·당선인 신분일 당시 검찰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직접수사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기 때문이었다.

빼앗긴 것을 되찾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감도 잠시, 당시 여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당선된 지 한달도 채 안 돼 '검수완박' 카드를 꺼내 들었다.

검수완박은 쉽게 말해 검찰의 수사·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하는 것으로, 수사권은 경찰과 신설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시차를 둬 넘기고, 검찰은 기소와 공소유지만 하는 것이 골자다. 이는 윤 대통령이 총장직을 내려놓고 정치에 투신하게 된 계기 중 하나이기도 하다.

당시 민주당은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로 정치권·경제계 등과 검찰의 유착 관계를 끊는다는 입장이었으나, 법조계 안팎에선 정권 교체 이후 벌어질 대대적인 보복 수사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중재안을 놓고 한 차례 합의를 이루기도 했지만 최종적으로는 결렬됐다. 민주당은 '위장 탈당', '회기 쪼개기' 등 가능한 모든 꼼수를 동원했다. 청와대도 국무회의 일정을 바꾸면서 호응했고, 입법 독주를 막을 유일한 인물이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도 끝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결국 검수완박 법안은 통과돼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됐다. 검찰의 수사 개시 범위는 '부패·경제범죄 등'으로 제한됐고, 이 과정에서 김오수 전 총장과 일부 고검장들이 검찰을 떠났다.

법조계에서는 검찰개혁 방향은 물론 70여 년간 이어진 형사사법시스템을 그 흔한 공청회 한번 열지 않고 추진한 점, 문재인 정권 5년간 침묵하다 정권이 교체되기 한 달 전 '졸속'으로 처리한 것에 대해 비판이 쏟아졌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정권을 잡고 있을 때는 검찰이 본인들의 칼이라고 생각했다가 이 무기가 자신들에게 향하게 됐으니 급하게 추진한 것"이라며 "내용 면에서도 검수완박이 통과됐을 시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전혀 고민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2022.05.09 kimkim@newspim.com

 

◆ '브레인' 한동훈·이원석, 법무부·검찰 수장으로…'친윤' 특수통 전면배치

검수완박 통과 이후 윤석열 정부 법무부와 검찰의 가장 큰 현안은 검수완박 대응과 검찰 수사의 정상화였다. 당시 기업 관련 수사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고, 정부 관련 수사를 검찰 지휘부가 뭉갠다는 비판이 나오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투입된 것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원석 검찰총장이다.

사법연수원 27기 동기인 한 장관과 이 총장은 검찰 내 '특수통' 출신이자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된다. 특히 이 총장은 윤석열 사단 내 '브레인'으로 꼽혔고, 한 장관은 검찰 내에서도 '천재' 소리를 들을 만큼 능력을 인정받았다. 한 장관은 '최연소 검사장'이란 타이틀도 쥐고 있는 인물이다.

한 부장검사는 "한 장관은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도 윤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이라며 "그럼에도 윤 대통령이 곁에 두는 것은 그만큼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의 한 차장검사는 "이 총장이 총장으로 취임하기 전 검찰 내부에선 '검사 이원석은 차장 2년, 총장 2년 해서 총 4년을 써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능력 면에선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현재 검찰이 정상화된 데는 이 총장의 공이 크다"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취임 이후 곧바로 검찰 정상화에 돌입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친정권'으로 분류되면서 수사를 뭉갠다는 비판을 받던 고위 간부들을 모조리 좌천시키고, 조 전 장관 수사 이후 좌천됐던 검사들을 요직에 앉혔다.

이원석 당시 제주지검장을 대검찰청 차장검사로 앉히며 총장 직무대행 업무를 수행하게 했고, 서울중앙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 공공수사부장도 윤석열 라인으로 모두 채웠다. 이후 단행된 중간간부 인사에서도 '친(親)윤' 내지는 특수통 검사들이 대거 요직에 발탁됐다.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윤석열 사단이라고는 하지만 이들 중 대부분이 전 정권에서도 중용받다 조 전 장관 수사 이후 불합리하게 좌천된 검사들로, 능력 면에서는 흠잡을 데가 없다"면서도 "다만 윤 대통령의 검사 시절이 길어 직연으로 얽힌 사람이 많아 친윤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점도 일부 이해는 간다"고 분석했다. 

검찰 인사를 단행한 이후 한 장관의 다음 스텝은 검수완박 대응이었다. 그는 검찰청법 개정안이 '부패·경제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한 범죄'를 폭넓게 해석했다.

부패범죄에는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금권선거 등이, 경제범죄에는 마약과 경제범죄에 한정된 조직범죄가 포함됐다. 위증과 무고 등 범죄와 개별 법률에서 검사에게 고발, 수사 의뢰하도록 한 범죄를 '기타 중요 범죄'로 규정했다. 검수완박 법안을 사실상 무력화한 것이다.

검수완박을 추진한 민주당은 한 장관의 시행령 개정이 위법하다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한 장관은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검사의 수사 개시 대상 범위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최소화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법무부는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이 사건은 현재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12.16 leehs@newspim.com

◆ '文정부·이재명' 수사 본격화

대선 이후 검찰 수사는 빠르게 정상 궤도로 올라섰다. 특히 관심이 쏠리는 부서는 전국 최대청인 서울중앙지검의 공공수사부와 반부패수사부다. 이들이 현재 전 정권과 현 야권을 직접 겨눈 수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공공수사1부는 '서해 피격 공무원 월북몰이 사건', 공공수사3부는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을 수사 중이다. 이미 공공수사1부는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을 재판에 넘겼으며 추가 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공공수사3부는 강제북송 사건과 관련해 최근 서 전 실장(당시 국정원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법조계 안팎에선 강제북송 사건 수사에도 조만간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부패수사부는 현 야권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 반부패수사1·3부는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재판에 넘긴 뒤 이 대표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반부패수사2부도 노웅래 민주당 의원의 뇌물 사건을 수사 중이다. 노 의원에게 뇌물을 건넨 부동산업자 박모 씨의 녹취록에 지난 정부 핵심 정치권 인사들의 이름이 다수 나오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검찰 수사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같은 검찰의 전방위적 수사에 정치권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야권을 겨냥한 수사에서 법원에 청구한 영장을 대부분 발부받는 등 수사 명분과 동력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구속영장의 발부는 범죄 혐의 소명이 기본 전제"라며 "불구속 재판이 원칙임에도 법원이 검찰에서 청구한 영장을 계속해서 발부했다는 것은 이들의 범죄 혐의가 소명됐음은 물론, 증거인멸 등 검찰이 이들의 신병을 확보할만한 타당한 이유가 입증됐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외에도 수원지검과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각각 수사 중이며, 서울동부지검과 중앙지검 등에선 전 정부 각 부처의 블랙리스트 사건도 여전히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수사 중인 전 정부와 이 대표 관련 사건이 많은 만큼, 내년에도 검찰의 '사법 정국'은 계속될 전망이다.

hyun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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