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3일 서울 성북구 지하철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과 삼각지역에서 이틀째 시위를 이어갔다. 전장연과 서울교통공사·경찰 측이 대치하면서 삼각지역장이 부상을 입어 병원에 실려가는 등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전장연은 이날 당초 공지된 일정보다 2시간 가량 일찍 서울 성북구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역에서 '장애인권리예산·입법 쟁취 254일차 지하철 선전전' 기습 시위를 시작했다. 오전 8시22분 경찰 제지 없이 성신여대역 한성대입구역방향에서 승차한 전장연 활동가 20여명은 8시34분쯤 동대문역사공원역에서 하차했다.
이후 다음 열차에서 재승차를 시도했으나 서울교통공사 측과 경찰들이 막으면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3일 오전 4호선 삼각지 역 앞에서 전장연이 지하철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2023.01.03 allpass@newspim.com |
한명희 전장연 활동가는 "성신여대역에서 탈 당시와 달라진 게 없는데 제지당했다"며 "'시위'가 아닌 '이동'이 목적인데도 마이크와 피켓을 들고 있단 이유로 이를 막았다"고 말했다.
활동가들은 역내 좌석 위에 올라가 "장애인도 동등하게 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큰 소리로 항의했고, 동대문역사공원역장은 "고성방가 등 소란 피우는 행위 금지하고 있다. 시위 중단하고 역사 밖으로 퇴거해달라"고 공지를 반복했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대치는 한시간 반 넘게 이어졌고 10시쯤 전장연이 다시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자 서울교통공사와 경찰이 제지하며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3일 오전 삼각지역장이 전장연 시위 과정 진압 중 발에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2023.01.03 allpass@newspim.com |
이날 삼각지역에서도 권달주 대표를 포함한 활동가들이 시위를 진행했다. 오전 10시 20분쯤 퇴거 요청 방송을 하던 삼각지역장은 전장연과 충돌해 발에 부상을 입고 119에 실려가기도 했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불편해 죽겠다", "왜 여기서 길 막고 소란들이냐"며 욕설과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전장연 활동가 다섯명은 지하철 승차 입구를 가로막고 10시 50분부터 해단식을 진행했다. 권달주 전장연 대표는 "장애인도 시민으로서 지하철 타고 싶다. 그러나 어제 시위로 교통공사와 서울시장, 대통령이 어떻게 폭력적으로 진압하는지 알게 됐다"며 "무정차하고 탑승을 막는 행패를 금지해달라"고 외쳤다.
한편 전장연은 지난 2일 오전 9시부터 13시간 가량 4호선 삼각지역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공사·경찰측과 역사 내 승강장에서 대치했고, 이 여파로 4호선 열차 13대가 무정차 통과하기도 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후 10시쯤 자진 해산했다.
지난달 19일 서울중앙지법은 "전장연은 열차 운행을 5분 넘게 지연할 경우 회당 500만원을 서울교통공사에 지급하라"고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 전장연은 '5분 안에 탑승하겠다'며 조정안을 받아들였으나 공사 측은 이용객 불편안 등을 고려해 수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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