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2차전지 관련주가 올해 유망업종으로 꼽히지만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미국 테슬라발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 및 국내 2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의 우리사주 오버행 이슈 등으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된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2차전지 관련주에 대해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취할 것을 조언했다.
◆ 테슬라, 지난해 70% 가까이 폭락...'노 디스카운트' 정책 포기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한 달간 주가가 20.64% 하락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2월5일 56만2000원에서 전날 44만6000원으로 큰폭으로 내렸다. 전고점인 지난해 11월11일 62만9000원 대비로는 29%나 빠졌다.
2차전지 관련주들도 줄줄이 하락세를 보였다. 배터리 기업인 삼성SDI(-13.62%), 양극재 기업인 에코프로비엠(-12.46%), 엘앤에프(-10.56%) 등이다. 양극재 및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케미칼(-7.26%)은 상대적으로 선방했지만 포스코케미칼이 지난해 12월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 배터리 회사인 얼티엄셀즈와 1조원 규모의 인조흑연 음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하고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는 해석이다.
전문가들은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이자 전기차 주도인 테슬라의 주가 하락 및 전기차 수요 부진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테슬라는 LG에너지솔루션 등의 주요 고객사로, 2차전지 관련주에 대한 투자 심리를 악화시킨다는 분석이다.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해 12월 5일 182.45달러에서 12월30일 123.18달러로 최근 한 달간 32% 하락했으며, 연초 대비로는 70% 가까이 폭락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무리한 트위터 인수로 인한 영향도 있지만 테슬라가 2016년부터 유지해 온 '노 디스카운트' 정책을 포기하고 본격 할인 경쟁에 돌입한 점을 주목한다. 수요 둔화에 따른 고육지책이란 해석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전기차 가격을 낮춘 것을 시작으로 캐나다, 멕시코, 최근에는 미국 등으로 할인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2022.06.13 yunyun@newspim.com |
여기에 더해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은 미국 재무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구체적 가이던스 보류로 인한 투자 불확실성도 상당한 상황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12월 한 달간 20%대의 조정을 경험한 상황에서 1월 국내 2차전지 업체들에 대한 투자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며 "미국 재부부가 IRA 관련 구체적 가이던스를 3월 말로 연기하면서 세액 공제 혜택 여부에 대한 판단도 보류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달은 2차전지 관련주들에 대해 보수적인 투자전략 제시한다"고 덧붙였다.
◆ LG엔솔, 27일부터 우리사주 매도...유통물량 23% 수준
LG에너지솔루션의 오버행 이슈도 주가 변동성을 확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7일부터 우리사주조합이 보유한 792만5000주에 대한 보호예수가 해제된다. 상장주식수 대비 3.39% 수준이지만, 실질적인 유통물량 대비로는 23.1%이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은 최대 주주인 LG화학이 전체 지분의 80% 수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현 주가가 공모가(30만원)가 대비 45% 넘게 올라 매도세가 거셀 것으로 관측한다. 유안타증권은 현 주가를 기준으로 약 3조4500억원어치의 매도 물량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8개 대형 기업공개(IPO) 종목의 보호예수 해제 후 우리사주 감소 폭은 평균 –74.1%"라면서 "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 부담 등으로 오버행 물량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LG에너지솔루션 우리사주 지분이 전체 유통물량 대비 차지하는 비중(23.1%)은 8개 대형 IPO 종목의 평균인 9.0%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라며 우리사주 오버행 물량으로 인한 주가 변동성이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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