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두 차례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상태에서 약물을 복용하고 교통사고를 낸 뒤 경찰관과 보험사 직원에게 어머니 행세를 해 재판에 넘겨진 20대 여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조수연 판사는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A(29)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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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 2021년 8월 3일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 성분이 함유된 수면제를 복용하고 서울 강남구 인근 도로를 운전하다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같은 날 일대에서 다른 차량을 접촉하는 교통사고를 내자 보험사에 자신이 자동차 보험 가입자이자 어머니 B씨인 것처럼 B씨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불러줘 허위로 사고접수를 했다가 취소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2건의 교통사고와 관련해 강남경찰서 마약수사팀 사무실에서 소변검사를 받았다. 그는 관련 서류에도 B씨의 이름을 쓰는 등 어머니 행세를 하고 신분증 미소지로 경찰관이 지문 날인을 요구하자 '십지지문표'에 열 손가락의 지문을 찍은 다음 지문표를 몰래 집으로 가져가 사서명위조 및 위조사서명행사, 공용서류은닉 혐의도 받았다.
이밖에도 사고 약 한 달 후인 같은 해 9월 9일 용인 기흥구 경부고속도로에서 무면허운전을 하다 고속도로순찰대 소속 경찰관에 적발돼 지인 C씨 명의의 주민등록증을 제시하고 C씨 이름으로 서명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A씨는 2019년과 2020년 각각 음주운전으로 벌금형과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자동차운전면허가 취소된 상태에서 집행유예 기간 중 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조 판사는 "피고인의 약물운전과 무면허운전은 매우 위험성이 큰 행위로서 불특정다수에 대한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무면허운전을 비롯한 위법행위에 대한 경각심과 죄의식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보여 징역형의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질타했다.
다만 A씨가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 사고 당시 우울증과 불면증 등으로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 있었던 점, 교통사고의 정도가 중하지 않아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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