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군 당국은 5일 지난 12월 26일 영공을 침범했던 북한 무인기 중 1대가 대통령실 대공 방호를 위해 설정한 비행금지구역(P-73)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다만 P-73을 스치듯 지나간 수준이고 용산이나 대통령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분석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 무인기 1대가 서울 한복판 깊숙이 들어와 대통령실 경호를 위한 비행금지구역에 진입했다는 사실이 10일이나 지난 후에 뒤늦게 확인된 것에 대해 우리 정부와 군이 국민적 비판을 면하기 힘들게 됐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종섭 국방부 장관,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1회국회(임시회) 제1차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2.12.28 pangbin@newspim.com |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실은 북한 무인기의 서울 진입 당시 상황을 초 단위로 재분석한 결과 P-73 침범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김승겸 합참의장은 하루 전인 4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북한 무인기 대응책을 직접 보고한 자리에서 북한 무인기 1대가 P-73에 진입한 바 있다고 보고했다.
P-73은 용산 대통령실과 국방부 청사를 중심으로 한 반경 3.7㎞ 구역으로 용산뿐 아니라 서초·동작·중구 일부를 포함한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지난 12월 28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북한 무인기 관련 긴급 현안 보고에서 "합참이 보고한 자료를 보면 북한 무인기가 실제 서울 가운데를 가로지르고 용산을 지나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서울 은평과 서대문, 종로, 중구, 동대문, 광진, 중구, 중랑, 그리고 용산도 지나 간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당시 야당 의원들은 우리 군의 축소 발표 가능성에 대해 강한 의혹을 제기했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은폐 의혹을 언급했는데 지금 군이 은폐하는 그런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은폐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세부 지명에 대해서는 보안 문제 때문에 자세한 것은 기록하지 않았는데 따로 세부 지명을 알려 주고 은폐 의혹이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1회국회(임시회) 제1차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무인기 도발 관련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2022.12.28 pangbin@newspim.com |
이 장관은 "(북한 무인기가) 용산까지 안 왔다는 것은 확신한다"면서 "단계별로 감시자산들에 의해서 다 확인이 됐다"고 거듭 밝혔다.
다만 우리 군은 국회 국방위 현안 보고 다음날인 지난 12월 29일에도 기자단 문자 공지에서 "적 무인기는 P-73을 침범하지 않았다"고 거듭 밝혔다. 당시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는 "사실이 아닌 근거 없는 이야기에 강한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북한 무인기 1대가 용산 대통령실 인근까지 침투했다가 북한으로 돌아갔다는 분석이 야당과 언론에서 그동안 제기됐지만 우리 군은 계속 '서울 북부' 지역에서만 비행했다고 밝혀왔다.
지난 12월 26일 김포와 파주 사이 한강 중립수역을 통해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1대는 한강을 따라 서울로 들어온 뒤 1시간 가량 서울 상공을 비행했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 경호를 위해 설정된 서울 중심부 핵심지역까지 들어온 것이다.
당장 정치권을 비롯해 국민들로부터 초기에 북한 무인기의 항적을 우리 군이 제대로 분석해서 내놨어야 한다는 강한 비판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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