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식은 새해 첫날 12% 급락하는 등 수난을 겪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저가매수세에 힘입어 5.54달러(5.12%) 반등한 113.64달러에 마감했지만 1년 전인 지난해 4월 4일(현지시간) 고점(381.82달러)과 비교하면 무려 70%나 빠졌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인수 후부터 내리막길이던 주가는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당장은 반등 재료를 찾기가 어렵다.
이 가운데 지난해 8월 제정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의 전기차 보조금 혜택이 테슬라의 '베스트셀러' 자동차 모델에 적용되지 않아 보조금 지급이 본격화하면 동종 업계와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테슬라의 모델 Y 차량 [사진=업체 홈페이지] |
◆ 테슬라 '모델 Y' 5인승은 보조금 대상 제외
테슬라의 인기 자동차 모델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Y'다.
회사는 세단인 '모델3'와 모델Y를 합한 판매량만 공시하고 있어 정확한 모델Y 판매 규모는 알 수 없지만 블룸버그 산하 시장전문 조사업체 BNEF는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모델Y의 글로벌 판매량이 50여만대일 것으로 추산한다. 그해 3분기 모델Y 판매량이 20만대일 것으로 추산한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연간 판매량은 80만대에 가까울 것이란 추측이다.
그런데 정작 모델Y의 일부 차량이 IRA 전기차 보조금 혜택 대상이 아니어서 논란이다. 미국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의 일환으로 국내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특정 요건을 충족한 전기차를 구매한 납세자에게 대당 최대 7500달러(약 953만원)의 보조금을 세액공제 형태로 지원하도록 했다.
미 국세청이 최근 발표한 세액공제 대상 차량 명단을 확인한 결과 모델Y 5인승 차량은 빠졌다.
IT전문 매체 엔가젯(Engadget)은 "모델Y 5인승의 경우 IRA가 정의하는 SUV 요건에 맞지 않다"고 분석했다.
IRS는 ① SUV, 픽업트럭, 승합차 ② 승용차 등 이외 차량으로 보조금 지급을 분류한다. ①의 경우 세금을 제외한 권장소비자가(MSRP)가 8만달러 미만·총중량 6000~14000파운드(2.7~6.3t), ②는 5만5000달러 미만의 MSRP란 요건이 붙는다.
그러나 모델Y 5인승 차량은 ①을 충족하기엔 중량 미달이다. 웹사이트 제품소개에 따르면 모델Y 5인승 퍼포먼스 차종의 중량은 옵션을 포함해도 2.01t에 그친다.
5인승 모델이 그렇다고 ② 가격 요건을 충족하는 것도 아니다. 5인승 롱레인지 가격은 약 6만6000달러, 퍼포먼스 차종은 약 7만달러로 5만5000달러를 훌쩍 넘는다.
미 국세청이 최근 발표한 전기차 보조금 혜택 대상 차종 명단. [사진=IRS] |
7인승 모델Y는 보조금 지급대상 차량이긴 하지만 보조금 혜택에서 제외된 차종은 또 있다. 모델3 세단의 롱레인지, 후륜구동(RWD) 트림은 세액공제 대상이지만 퍼포먼스 트림은 시작가가 6만2990달러로 ② 가격 기준을 초과한다. 프리미엄 차종인 '모델X'와 '모델S'는 가격 기준 초과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처럼 테슬라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모델이 한정돼 있다 보니 자동차 전문매체 토크뉴스(Torque News)는 "테슬라는 이제부터 7인승 모델Y만 생산해야 한다"며 "테슬라는 창의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7인승만 판매하던지, 5인승 모델Y 가격을 5만4999달러에 팔던지"라고 꼬집었다.
구체적인 IRA 시행령 개정안이 오는 3월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부 요건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지만 현재로서는 전기차 보조금이 테슬라에 별도움이 되지 않는 듯 보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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