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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선물도 부담되네"...물가 고공행진에 참치·스팸세트도 들썩

기사등록 : 2023-01-0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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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햄·참치·식용유 등 주요 가공식품 잇단 인상
식품값 오르자 명절 선물세트도 줄줄이 상승
정부도 명절 물량 확대...유통가선 가성비 제품 인기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고물가 흐름이 지속되면서 올해 설 명절 선물세트 가격도 지난해 대비 훌쩍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적으로 상승한 가공식품 가격이 선물세트에도 반영된 것이다. 명절을 보름여 앞둔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5일 대형마트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스팸 8호 선물세트'는 3만8320원으로 지난해 설 기간 판매가인 3만3520원 대비 12.5% 올랐다. 동원F&B의 '튜나리챔 선물세트 100호'는 지난해 설 기간 5만7100원에서 7만1400원으로 25%가량 상승했다.

또한 참치, 캔햄, 식용유, 간장 등 다품목으로 구성된 대상 청정원의 '종합 14호 선물세트'는 지난 설 4만1300원에서 5만2430원으로 26.9% 올랐다. 정관장의 '홍삼원 골드 세트'는 3만8000원으로 지난 설 3만5000원 대비 8.5% 올랐고 동서식품의 '카누 8호 세트'는 2만3600원으로 같은 기간 7.7% 인상됐다.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가공식품 가격이 잇따라 오르면서 명절 선물세트 가격을 밀어올린 여파로 분석된다. 관련해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연간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5.1%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마트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매장 [사진=이마트]

특히 가공식품 부문 연간 물가는 7.8% 상승하며 높은 물가 상승률에 기여했다. 지난해 곡물, 유지류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급등한데다 인건비, 물류비 등 제반비용도 덩달아 오르면서 식품업체들이 전반적으로 제품 가격을 인상한 여파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다소비 가공식품 판매가격 인상률은 햄(10g)이 전년 동기 대비 7%, 냉동만두(100g) 23.9%, 참치캔(10g) 22.1%, 즉석밥(100g) 19.3%, 라면(개당) 5.4%, 식용유(100mL) 24.1% 등이다. 실제 여기에 새해가 시작된 이달부터는 치즈, 콜라, 커피, 아이스크림 등 식품가격이 줄줄이 올랐다.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유통가에서는 저렴하게 선물세트를 구매하고자하는 소비행태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선물세트 사전예약 할인 프로모션에 고객들이 대거 몰리는가 하면 구매 품목도 '가성비', '실속형'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주요 대형마트는 지난달 1부터 약 한 달여간 최대 40% 할인을 내세운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이마트가 지난달 23일까지 사전예약 매출 실적을 집계한 결과 실용적인 상품을 찾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 전통적인 제수 과일인 사과, 배에 샤인머스캣, 키위, 망고, 한라봉 등을 함께 구성한 과일 혼합 세트매출이 80% 증가해 사과나 배 단품 세트보다 30%포인트 이상 높은 신장율을 기록했다. 상품당 참여 인원이 모이면 특가에 구매할 수 있는 '공동 펀딩구매'는 최대 50%가 넘는 높은 할인율에 힘입어 이번에도 완판 기록을 이어갔다.

또한 롯데마트가 '물가안정 기획'으로 구성한 10만원 이하 축산 선물세트도 매출이 30% 이상 상승하는 등 가성비 열풍을 이었다. 그 중 합리적인 가격의 미국, 호주산 축산 선물세트는 지난 설 대비 3배 이상 판매량이 증가했다. 또한 5만원 미만의 과일 선물세트는 지난 설과 비교해 20% 이상 판매실적이 상승했고 이 가운데 3만원대 사과, 배 선물세트의 판매량은 약 50%이상 증가했다.

물가 부담 심화가 우려되자 정부도 대책에 나섰다. 정부는 명절 민생 부담을 덜기 위해 배추, 무, 사과, 한우 등 주요 성수품 공급 물량을 오는 20일까지 역대 최대인 20만8000t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성수품 할인 한도를 최대 4만원까지 늘리고 온누리상품권 현장 환급 등 농축수산물 할인지원에 300억원을 투입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선물세트의 경우 필수품 보다는 사치품에 가까워 물가 영향을 많이 받는다"라며 "올해는 고물가 여파로 실속 선물세트가 예년보다 늘었고 가격대가 낮은 선물세트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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