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북한 무인기 대응에 대한 군 당국의 대응이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대통령실도 일부 책임론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 및 군 관계자의 문책론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주목된다.
군이 지난달 26일 북한 무인기 침범 당시 격추에 실패한 것에 이어 용산 대통령실 일대의 비행금지구역 침범 사실을 1월 3일에야 확인하고 윤석열 대통령에 4일에서야 보고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용산 침입 가능성을 제기하는 야당의 지적을 강하게 부인했다가 이후 입장을 바꾸는 등 논란이 커졌다.
2014년 3월 경기도 파주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 [사진=국방일보] |
이같은 군의 문제 의식은 대통령실도 갖고 있는 상황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6일 군의 대응 문제와 관련된 질문에 "이미 군 내부적으로 절차를 밟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이종섭 국방장관 책임론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군에서 상응하는 각오와 나름의 진행 과정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과 격추 실패 이후 격노해 드론부대 창설과 실전적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북한 무인기의 비행금지구역 진입 보고를 받은 뒤에도 "추가 도발이 이뤄지지 않도록 무장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이번 사태에 대해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이미 강릉 현무 미사일 낙탄사고 당시에 이어 또 주민 공지를 하지 않은데다 당초 무인기가 용산을 거쳤을 가능성이 없다는 설명도 바꿔 은폐 의혹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이종섭 국방부 장관 등이 이어지는 군의 안보 대응 실패의 책임을 받아 교체돼야 한다는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북한 무인기가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 비행금지구역까지 휘젓고 다닌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용납할 수 없는 초대형 안보 참사"라며"충격적인 안보 참사를 거짓말로 덮으려 했던 군 수뇌부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 당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도 지난 5일 자신의 SNS에 "북한 무인기의 항적을 두고 국방부는 열흘이 지난 지금에서야 용산 일대의 비행금지구역 침범 사실을 실토했다"라며 "이 사실을 몰랐다가 항적 파악에 열흘이나 걸렸다면 정말 무능하기 짝이 없는 것이고 알고도 감추고 있었다면 국민의 생명이 달린 문제를 두고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북한 무인기가 용산 대통령실 바로 위의 상공까지 온 것은 아니라고 군이 극구 변명하는 것도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라며 "용산 비행금지구역이 뚫렸다면 서울 한복판이 뚫렸으니 그 자체가 위험한 것이다.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은 이 문제를 철저히 조사해 군 기강을 엄중히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북한 무인기가 용산을 침범하지 않았다고 단언한 것과 관련해 "장관의 단정적 답변이 나오게 된 것에 대해 내부 조사를 실시해 문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우선 진상 파악 및 재발 방지책 마련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군 수뇌부에 대한 문책으로 끝나기보다는 전반적인 군 대비테세 점검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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