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이태원 참사 핵심 피의자인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6일 국회에서 진행된 2차 청문회에서 잇따라 실언을 쏟아냈다. 책임지고 사퇴하라는 질의엔 즉답을 피했고, 몇몇 의혹에 대해선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는 답변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박 구청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2차 청문회에 참석했다. 박 구청장은 현재 구속 수사 상태지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지 않고 질의에 응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서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3.01.06 pangbin@newspim.com |
◆ "영악하지 못했다"
박 구청장은 이날 의원들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의미심장한 답변을 해 위원은 물론 우상호 특위 위원장에게 호통을 듣기도 했다.
첫 실언은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의 질답 과정에서 등장했다. 조 의원은 박 구청장이 수사 과정에서 개인 핸드폰을 바꾼 것에 대해 "책임도 없다고 답하는 사람이 왜 휴대전화를 빠르게 교체하고 기록을 지웠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박 구청장은 "휴대전화 기록을 지운 적 없다. (오히려 수사기관에) 비밀번호를 제공해서 디지털 포렌식이 끝났다. 기계 오작동으로 (핸드폰을) 교체할 필요가 있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선 영악하지 못했다"며 "절대로 증거인멸을 위해 바꾼 것은 아니다. 그것은 진심으로 말씀드릴 수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우 위원장은 "영악하다는 말씀이 무엇이냐"고 되물었고, 박 구청장은 "증거인멸, 수사를 피하기 위해서라면, 제가 영악스럽게 생각했다면 바꾸지 않았다는 말"이라며 "기계 오작동이 계속돼 바꿀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장내 분위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 "실무진의 실수다"
박 구청장은 사건 당일 및 이후 용산구청에서 개최된 비상대책회의 기록이 보도자료에 잘못 적혀 배포된 것에 대해선 "실무진의 실수"라고 말해 의원들의 분노를 끌어냈다.
그는 보도자료에는 상황 보고 후 비상대책회의를 연 것에 대해서 "회의 자체를 하지 않았다. 실무진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이어 '상황판단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것에 대해선 "시간이나 장소 등 한 번도 연락받지 못했다. 이건 수사에서 밝혀질 내용이다. 유선, 무선 등으로 연락받은 적 없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답변에 우 위원장은 다시 한번 "잘했다는 거냐"고 호통했다. 그는 "허위자료를 배포하고 그걸 실수라고 할 수 있냐. 회의도 하지 않았는데 했다고 한 건 거짓말이다"라며 "용산구 큰일 났어. 책임자가 어떻게 저런 말을 태연하게 할 수 있어요. 이게 실수란 말이냐. 정신 차려서 발언해라"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서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3.01.06 pangbin@newspim.com |
◆ "사퇴는 지금 결정할 단계 아냐"
박 구청장은 이날도 '사퇴'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한 달에 1000만원씩 받으면서 구청장직을 유지할 게 아니다. 참사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면서 사퇴하겠냐"고 질의했다.
하지만 박 구청장은 "사퇴의 문제는 지금 결정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거절했다.
한편 여야는 7일까지로 예정됐던 국조특위 활동 기한을 17일까지 연장했다. 이에 따라 특위는 내주에도 3차 청문회와 공청회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