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뉴스핌] 이지민 기자 = "어? 오디세이 네오다!".
모니터를 보자마자 삼성전자의 게이밍 모니터 신제품 '오디세이 네오 G9'이 떠올라 이렇게 외쳤다.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 CES 2023의 개막일인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의 센트럴(중앙)홀로 입장하자마자 삼성전자 부스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오른쪽으로 살짝 고개를 돌려보니 중국 가전업체 TCL이 보였다.
올해 CES 2023의 중국 업체 참가율은 대폭 떨어진 상황이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부스를 운영하는 삼성전자의 바로 옆, 한술 더 떠 꽤나 큰 부스를 설치한 TCL이라는 기업이 문득 궁금해져 가장 첫 방문 부스로 TCL을 선택했다.
◆커브드 모니터 디자인 '완전 모방'...외관상 싱크로율 100%
(왼쪽) TCL의 49인치 울트라 커브 게이밍 모니터와 삼성전자의 오디세이 네오 G9. [라스베이거스=뉴스핌] 이지민 기자 = 2023.01.06 catchmin@newspim.com |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게이밍 모니터'였다.
3일(현지시간) '삼성전자 퍼스트 룩' 행사서 삼성전자가 공개한 세계 최초 듀얼 UHD 해상도를 지원하는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네오 G9'가 눈 앞에 있었다.
모니터의 휘어진 각도와 화면에 나오는 영상의 채도 등, 전문가가 아니라면 구별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제품을 모방했다.
자세히 보면 화질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기술적으로 관심이 있는 소비자가 아니라면 두 제품을 구분하긴 사실상 어려워보였다.
◆삼성전자 Z플립·LG전자 스탠바이미 등 분야 가리지 않는 '모방 삼매경'
갤럭시 Z플립 카피 제품과 LG 스탠바이미와 유사한 TV. [라스베이거스=뉴스핌] 이지민 기자 = 2023.01.06 catchmin@newspim.com |
코너를 돌아 모바일 존으로 가니 이번에는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Z플립'이 보였다.
전시한 각도마저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을 떠오르게 했다.
제품 설명란에 있는 사양은 화려했지만, 내구성을 보장할 수 없을 것 같아 직접 만져보고 싶었다. 그러나 TCL은 제품을 쇼케이스 안에 넣어두고 만지지 못하게 했다. 이를 보고 주변 한국인 관람객들은 "생긴건 비슷한데 열고 닫을 때 뻑뻑한 고물이라서 그런가보다"며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TV존도 상황은 비슷했다. LG전자의 이동형 TV '스탠바이미'를 따라한 듯한 TV 제품도 있었다. 화면을 가로 세로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뿐 아니라 전체적인 디자인도 비슷했다.
◆모니터 하단 손으로 당기니 '툭'...내구성 문제 심각
TCL이 전시한 모니터 하단을 당겨보니 쉽게 뜯어졌다. [라스베이거스=뉴스핌] 이지민 기자 = 2023.01.06 catchmin@newspim.com |
CES 최대 규모 부스를 운영하는 삼성전자 옆을, 모방 제품을 가지고 당당히 차지한 TCL. 여기에 기술력까지 더해지면 국내 양대 가전기업을 위협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제품을 만져보자마자 TCL 제품들이 '빛 좋은 개살구'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
부스 가장 앞에 자신 있게 배치한 선명한 화질의 모니터. 이 모니터 하단이 부실해 보여 손으로 툭 당겨봤는데 바로 벌어졌다. 이음새라고 할 것도 없이 힘을 주지 않아도 모니터 하단이 열린 셈이다.
한 해의 전자 산업 방향성을 제시하는 행사에 이런 '부실 제품'을 가지고 나온 것보다, TCL과 같은 중국 업체들이 그저 '디자인 모방'에만 급급해 안전성에도 신경을 쓰지 않았을 수 있다는 점이 더 우려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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