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한국과 미국, 유럽 주요국들이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 규제를 강화한 반면,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인 '유커(遊客·관광객)'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매체 환추스바오(環球時報·글로벌타임스)의 인터넷판인 환추왕(環球網)은 8일 태국 공영방송 타이 PBS 산하 '타이 PBS 월드'를 인용, 태국 아누틴 찬위라꾼 부총리 겸 보건부 장관과 삭사얌 칫촙 교통부 장관, 피팟 랏차낏쁘라칸 관광체육부 장관이 9일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에 나가 중국인 유커를 맞이한다고 전했다.
중국이 8일부터 입국자 격리 및 입국 직후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폐지하기로 한 가운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태국을 찾은 중국인들을 환영하기 위함이다. 타이 PBS 월드에 따르면 9일 중국 단체 관광객 200여 명이 샤먼(夏門)항공편으로 9일 오후 12시 50분(현지시간)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태국이 부총리까지 나서 중국인 유커 맞이에 나선 것은 중국 관광객이 관광산업 및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미국 민간항공국(CAAT)에 따르면 올해 1~3월 중국발 항공기 338편이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1월 98편, 2월 144편, 3월 96편이다. 같은 기간 치앙마이 국제공항에도 중국발 항공기 200여 편이 도착하며, 푸껫 국제공항에는 다음 달 15~17일 매일 1편, 다음 달 18일부터 3월 말까지는 매일 4편이 도착한다.
태국은 올해 1분기에만 30만 명, 올해 전체로는 약 500만 명의 중국인이 태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한다. 코로나19 발발 전인 2019년 태국을 방문한 4000만 명의 해외 관광객 중 3분의 1이 중국인이었다.
태국은 앞서 코로나19 음성 확인서 대신 백신접종 증명서와 코로나 치료비 보험에만 가입하면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사진=말레이시아 '더 스타(The Star)' 갈무리] |
말레이시아는 중국 유커에 입국 편의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지 매체 '더 스타(The Star)' 8일 보도에 따르면 장칭신(張慶信) 말레이시아 관광예술문화부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광예술문화부는 중국에서 온 유커들이 더욱 순조롭게 입국할 수 있도록 공항에 중국어가 가능한 업무 인력을 파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을 건의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통역 요원을 배치함으로써 입국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고, 중국인 관광객들에 말레이시아가 우호적인 국가임을 보여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장 장관은 그러면서 "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말레이시아로 여행을 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관광객들을 더욱 잘 맞이하기 위해 국제공항에 더욱 편리한 입국 통로를 설치하는 것도 제안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달 말 모든 입국자에 대해 동등한 방역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체온을 측정한 뒤 발열이나 기타 증상을 가진 입국자에 대해서만 PCR 검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말레이시아 관광위원회(MTC) 우자이디 유다니스 회장은 "협회는 관광객 국적과 상관 없이 모든 해외발 관광객에 표준화한 선별 검사를 하는 것을 장려한다"며 "이로써 중국 관광객에 대한 차별 대우 문제를 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관광예술문화부 역시 7일 "중국을 포함한 기타 국가 관광객의 입국 기준을 강화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고 효율적이지 않다"며 "외국, 특히 무역 파트너와의 외교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말레이시아는 올해 중국인 관광객 수가 150만~2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노이=뉴스핌] 유명식 특파원 = 베트남 몽까이 국경검문소에서 중국으로 입국하기 위해 대기 중인 방문객들. VN익스프레스 홈페이지 캡쳐. 2023.01.09 simin1986@newspim.com |
베트남과 캄보디아도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지 않기로 했다. 캄보디아 훈센 총리는 "중국인 관광객에 대해 어떤 방역 제한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인 관광객은 정상적으로 입국할 수 있다. 캄보디아는 중국인 관광객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훈센 총리는 그러면서 "올해 중국인 관광객이 200만 명에 달할 것"이라며 "중국인 관광객의 '귀환'으로 캄보디아 경제가 빠르게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은 오히려 일부 중국 접경지역에서 이뤄지던 입국자 PCR 검사까지 폐지하기로 했다. 2019년 580만 명에 달했던 해외 관광객 중 중국인 관광객이 28~30%를 차지했던 가운데 베트남은 올해 중국 유커를 포함해 800만 명의 해외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목표다.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로 나타난 싱가포르도 특별 검역 강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싱가포르 중국어 매체 연합조보(聯合早報)는 지난 3일 "중국의 출입국 규제 대폭 완화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올해 싱가포르로 돌아올 것"이라며 "20억 싱가포르달러(SGD, 약 1조 8715억원)의 소비 진작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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