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 9개월여의 시간이 지났지만, 은행 단축영업이 지속되면서 고객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일부 시중은행이 오는 30일부터 14개 영업점을 대상으로 '중식시간 동시사용' 제도를 시범 운영하기로 하면서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은행 단축영업 이후 대출 등 대면 업무를 보기 위해선 '반차'가 일상이 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은행 영업시간은 오전 9시30분~오후 3시30분으로, 기존(오전 9시~오후 4시)보다 1시간 단축해 운영되고 있다. 은행권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영업시간을 1시간 줄였다. 노사는 이 과정에서 향후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 논의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없어지면 진행키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월 사회적 거리두기는 해제됐지만 은행들의 영업시간 단축은 지속되고 있다. 은행들의 '중식시간 동시사용' 제도가 시범 도입되면 점심시간에도 영업이 중단돼 고객이 은행을 방문해 업무를 볼 수 있는 시간은 하루 5시간 밖에 되지 않는다.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에서 직원과 고객 사이 상담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유명환 기자] |
직장인들의 불만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단축영업 전에는 오후에 어느 정도 업무를 마무리하고 은행 업무를 볼 여유가 있었지만, 비대면으로 영업점이 축소되고 영업시간이 1시간 줄면서 업무 보는 것이 빠듯해졌기 때문이다. 직장인의 경우 제한된 은행 영업시간으로 인해 비대면이 불가능한 대출, 금융상품 가입 등을 위해선 '반차'를 써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가 됐다. 은행이 점심시간에 문을 닫게 되면 금융소비자들의 불편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직장인 김 모씨(40세)는 "은행 영업시간 단축으로 대출 등 대면거래가 필요한 업무의 경우 과거보다 대기시간이 더 늘어났다"며 "제대로 은행 업무를 보려면 반차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사실 은행의 영업시간 단축은 노사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해석이 높다. 은행들은 영업시간 단축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노조는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은행 업무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들의 불편에 공감하며 "코로나19 극복과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에 대한 협의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법령 등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손을 놨던 금융당국도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를 권고하기에 이르렀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근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정상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 영업시간도 정상적으로 복원하는 것이 은행권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와 기대에 부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국금융산업노조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이번 주 중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 논의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한다. TF에서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의 필요성과 시점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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