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최재원 SK그룹 수석 부회장이 광폭 경영행보를 보이고 있다. 해외 공식 행사 적극 모습을 드러내며 활발한 대외활동을 벌이고 있어서다. 최 부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생으로 과제가 산적한 SK온의 대표이사 수석 부회장도 겸임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 부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IT전시회 'CES 2023'에 참가 여러부스를 돌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SK가 계열사별로 대대적으로 준비한 SK그룹 부스 투어도 최 부회장의 주관으로 진행됐다. 당초 최 회장이 SK 부스 투어를 진두지휘할 예정이었으나 인근에서 보좌하는 수행원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오프라인을 일정을 갑작스레 취소하는 탓에 최 부회장이 진행했다. 최 회장은 하루 뒤 CES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 부회장은 CES 2023에서 글로벌 기업인들과 다양한 협력방안을 논의 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부스에 직접 방문해 각각 VR용 시각 보조 앱 릴루미노와 덤벨 없이 근육 운동할 수 있는 호버짐 제품을 체험하기도 했다.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이 SK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뉴스핌] |
특히 최 부회장은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삼성전자의 S22 울트라의 8K 카메라 성능에 감탄하고 삼성의 초연결 'HCA' 기술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LG부스에선 투명 올레드에 관심을 크게 가졌다.
최 부회장은 국내 기업 부스 뿐 아니라 일본 소니 부스에도 들러 소니 위성관 및 전기차 '아필라'에 직접 타보는 등 많은 관심을 보였다.
최 부회장의 광폭 행보는 이번 CES 행사장 뿐 아니라 다른 굵직한 행사장에서도 목격되고 있다. 최 부회장은 지난달 SK온과 미국 포드의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의 미국 켄터키주 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자리를 빛내기도 했다.
블루오벌SK는 글렌데일 지역 628만㎡(190만평) 부지에 각각 43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1·2공장을 건설할 계획으로 오는 2025년부터 배터리 셀을 양산할 예정이다.
이런 활발한 최 부회장의 경영행보를 두고 재계 일각에서는 향후 SK그룹 내 역할 분담이 서서히 이뤄지고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향후 최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그룹 보다 외부 단체 활동 등에 치중하고, 최 부회장이 SK그룹 알짜 계열사인 SK온 등을 직접 챙기면서 경영보폭을 넓혀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당장 최 부회장은 SK온의 추가 투자금 유치라는 난관에 부딪힌 상태다. 지난해 말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 IPO)도 가까스로 마련한데다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2조원 가량을 지원받으며 올 상반기 상환할 차입금을 준비했지만 아직 투자금을 추가 조달하지 못하고 있다. 장·단기 차입금이 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더군다나 SK온 지난해 3월 결정한 약 3조원 수준의 튀르키예 배터리 공장 건설을 원점에서 검토하면서 어려움은 가중되는 모습이다. 경기 침체에 따른 자금 시장 위축 때문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내 새로운 캐시카우 역할을 할 SK온을 최 부회장이 맡고 있다는 것은 역할이 크다는 의미다"며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배터리업계 특성상 적기에 필요한 투자금을 SK가 어떻게 조달할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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