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박진 외교부 장관이 9일 중국 왕이(王毅) 전 외교부장(현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 후임으로 임명된 친강(秦剛) 신임 외교부장과 첫 통화를 하고 ▲한중관계 ▲한반도 문제 ▲지역·국제 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다.
외교부는 박 장관이 이날 오후 8시 30분부터 약 50분간 친 부장과 취임 축하 인사를 겸한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9일 중국 친강(秦剛) 신임 외교부장과 첫 통화를 하고 있다. 2023.1.9 [사진=외교부] |
외교부에 따르면 양국 외교장관은 이날 통화에서 지난해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이 상호존중·호혜·공동이익에 기반해 보다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음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작년 11월 인도네시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관계 발전 방향에 대해 양국 정상이 이룬 중요한 공감대를 원활히 이행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양 장관은 정상 간 교류 모멘텀을 계속 이어나가면서 ▲외교장관 간 상호 방문을 초청하고 정례적 소통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으며 ▲2+2(외교·국방) 외교안보대화 ▲차관급 전략대화 ▲차관급 인문교류촉진위원회 등 다양한 수준에서 고위급 교류·소통을 활발하게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공급망 대화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후속협상 ▲미세먼지·기후변화 등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박 장관은 특히 북한이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비핵화 대화에 나서게 하는 것이 한중 간 공동이익이라고 강조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국 측의 건설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양 장관은 이와 관련해 각급에서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박 장관은 또 최근 중국인들에 대한 한국 정부의 방역조치 강화가 과학적 근거에 따라 취해진 것임을 설명했다. 이어 양 장관은 ▲코로나 상황 안정 ▲경제회복 등 다양한 지역·글로벌 이슈의 해결을 위해서도 서로 소통·협력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지난달 30일 왕이 전 외교부장 후임으로 임명된 친강 부장은 1988년 외교부에 입부했다. 그는 지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외교부 대변인을 맡았으며, 2021년 7월에는 주미대사로 발탁된 이후 17개월간 중국의 대미 외교 최전선에서 활동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친강은 주미대사 시절 중국 외교의 부드러운 면을 보여주려는 섬세한 걸음을 걸어왔다"며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를 복원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는 가운데 친강의 외교부장 임명이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기간 미중 간 패권경쟁 속에 대미 강경 메시지를 자주 발신해 중국의 이른바 '전랑외교'(戰狼外交·늑대처럼 힘을 과시하는 외교)의 상징하는 인물이란 평을 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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