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한전이 3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적자 해소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요금 인상을 비롯해 채권 추가 확보까지 가능한 가운데 최근 에너지단가마저 하락하면서 경영 정상화에도 힘을 받는 분위기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12월 30일 올해 1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발표했다. 올해 1월 1일부터 1분기 전기요금은 킬로와트시(kWh) 당 13.1원 오른다.
◆ 한전 전기료 인상 '숨통'…2분기 전기료 주목
올해 급등한 연료비 일부를 반영해 모든 소비자에 대해 전력량요금 11.4원/kWh를 인상했다. 이에 따라 전기요금은 4인 가구 기준으로 월 4022원이 올랐다.
지난해 4분기 대비 2배 가량 전기요금을 인상한 것은 대규모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영업손실은 21조8342억원 규모다. 지난해 연말까지 영업손실은 30조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당장 수익 창출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전은 올해 1분기 전기요금 인상에 이어 단계적인 추가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국회가 지난해 한전의 채권 발행 한도를 6배까지 늘리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한전은 자금 수혈에도 상당히 힘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10일 한전, 투자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연초 3차례의 입찰을 통해 모두 1조31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2년과 3년물의 발행금리는 4.20%, 4.28%이다. 지난해 31조8000억원의 채권을 발행한 이후 연초부터 자금 확보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정부가 채권 발행보다는 금융권 대출을 권고하긴했으나 한전으로서는 채권 발행을 통해 당장 자금을 확보하는 데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발행 금리 역시 시장 금리 대비 나쁘지 않다는 반응도 나온다.
◆ 전력 도매가격도 안정세…영업적자 축소에 기여
여기에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현물시장의 이달 첫째 주 평균가격이 1 REC당 5만7898원으로, 5개월 만에 6만원대를 하회했다. 지난해 9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다 해를 넘기며 하락하게 됐다.
REC 가격이 내릴수록 한전이 이들 발전사의 구매 비용을 보전해주는 부담이 줄어든다. 지난해 한전은 3조1905억원의 기후환경요금으로 발전사들의 REC 구매비용을 보전했다.
[서울=뉴스핌]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22일 오전 서울 성동변전소를 방문,겨울철 전력수급 관리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 2022.12.22 photo@newspim.com |
여기에 올해 사상 최대규모의 무역적자를 기록하게 한 글로벌 에너지 단가 하락 역시 한전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고 있다.
최근 유럽에서 이상고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100만 BTU(영국 열량 단위) 당 3.761달러로 마감했다. 지난해 8월 9달러대까지 치솟은 가격이 60% 이상 하락했다.
전력구매단가 역시 함께 하락하기 때문에 한전의 전력 구매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한전은 자산 매각까지 병행하면서 최대한 자금을 확보해 적자 비중을 낮추는데 올인하고 있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제도와 시장의 변화 속에서 한전 적자가 다소 줄어들 수 있다"며 "앞으로 관건은 전기요금 인상 수위를 어느 정도까지 조절하느냐"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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