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김명은 기자 = 기술탈취와 보복조치 등 법 위반 금액을 계산하기 어려운 행위에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하는 정액과징금 한도가 두배로 늘어난다. 또 앞으로는 납품단가 연동계약 체결 실적과 하도급대금 조정 실적에 따라 하도급 벌점이 최대 3.5점 경감된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소속 원사업자는 반기별로 하도급대금 관련 사항을 공시해야 하고, 100억원 이상 공공 건설공사를 수주해 하청을 준 원사업자는 입찰금액 등을 사후에 공개해야 한다.
공정위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하도급법 시행령 개정안과 하도급대금 결제조건 공시규정이 오는 12일부터 시행된다고 11일 밝혔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2023.01.11 dream78@newspim.com |
하도급법은 하청업체가 원사업자의 법 위반 행위를 관계기관에 신고하거나 납품대금 조정 신청을 했다는 이유 등으로 원사업자가 하청업체에 보복하거나 원사업자가 하청업체의 기술자료를 유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공정위는 원사업자의 기술유용으로 인한 부당이득이 상당할 수 있음에도 과징금이 작아 법 위반 억지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기술유용과 보복조치 등에 부과되고 있는 정액과징금의 한도를 10억원에서 20억원으로 상향했다.
하도급법 시행령 개정안에는 사업자가 납품단가를 원자재 가격에 연동하는 계약을 맺고 실제로 대금을 인상하면 벌점을 최대 3.5점 경감해주는 내용도 포함됐다. 공정위는 하도급법을 위반한 사업자에게 벌점을 부과하고, 벌점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관계기관에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하거나 영업정지 등을 요청할 수 있다.
앞으로는 하도급대금 연동계약 체결비율이 '10% 이상 50% 미만'이면 0.5점, '50% 이상'이면 1점의 벌점을 깎아준다. 다만, 연동계약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원재료 가격 상승분 대비 단가 반영비율이 50% 이상인 경우만 연동계약으로 본다.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사진=뉴스핌 DB] 2021.11.12 jsh@newspim.com |
또한 하도급대금 인상이 '1% 이상 5% 미만'이면 0.5점, '5% 이상 10% 미만'이면 1점, '10% 이상'이면 1.5점의 벌점을 경감하고, 상황에 따라 추가로 1점을 깎아주게 된다.
앞으로 대기업집단 소속 원사업자는 하도급대금 지급수단과 기간별 지급금액, 하도급대금 분쟁조정기구 등을 매 반기가 끝난 후 45일 이내에 공시해야 한다. 위반 시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는다.
공공기관이 발주한 100억원 이상 공사를 맡은 원사업자가 하도급거래 입찰을 진행한 경우 입찰급액과 낙찰자, 낙찰금액, 유찰사유 등을 고지해야 한다. 하청업체가 이와 같은 입찰 정보를 향후 다른 원사업자와의 협상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위반 시 원사업자에게는 1회당 1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도급법 시행령 개정안은 또 과징금 분할납부 기준을 10억원으로 하되,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5억원으로 낮췄다.
이 외에도 중소기업협동조합과 함께 하도급대금 조정협의 업무를 맡게 된 중소기업중앙회에 분쟁조정 신청 기능을 부여하는 내용도 담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상반기 중에 하도급대금 결제조건 공시 매뉴얼을 작성해 배포하고, 정기적으로 사업자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새로운 제도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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