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태성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가 중소기업의 도전기회를 확대하고 자유로운 연구활동과 책임감 있는 과제수행을 가능하게 하는 연구개발(R&D) 제도혁신을 본격 추진한다.
중기부는 12일 분야별 우수 중소기업, R&D 전문가들과 함께 중소기업 R&D 성과 혁신을 위해 관련 제도를 대폭 개편하는 내용의 '중소기업 R&D 제도혁신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중소기업 R&D 제도혁신 방안'의 추진 배경과 주요 내용을 발표하였으며 참석자들의 현장 의견을 공유했다.
이번 제도혁신 방안은 중소기업이 도전·자율적 연구활동을 통해 확실한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신청→선정→수행→종료' 등 R&D 전(全) 단계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 투자가 부채로 취급되는 문제 개선
우선 역량을 갖춘 기업들이 혁신에 도전할 수 있도록 R&D 기회를 더욱 확대한다. 부채비율이 1000%를 넘는 등 재무 상황이 열악함에도 충분한 역량이 있는 기업들을 위해 재무적 결격 요건을 철폐한다.
연구개발 중심 기업은 부채비율이 높은 경우가 많고 투자도 상환전환우선주(RCPS)인 경우 회계적으로 부채로 인식된다는 점을 감안했다. 5억원 이하 과제에 우선 적용하고 5억원 이상 과제는 추후 확대하기로 했다.
사업계획서는 연구개발 내용·방법, 기업의 기술개발 역량, 선행 R&D의 실적과 성과 중심으로 기입하도록 해 작성 분량을 대폭 축소한다. 현재 30~40쪽 수준의 분량을 20쪽 이내로 간소화한다.
기업의 성장 관점에서 R&D를 바라보고 선행연구와의 연속성 및 시너지가 인정되면 과감하게 지원하는 한편, 정성지표도 폭넓게 인정해 불확실성에 도전하는 기업들도 고르게 지원한다.
또한 과제 수행기업의 자유로운 연구 활동을 보장한다. 환경변화에 적절히 대응해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사업계획 변경을 전문기관(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사전승인' 방식에서 '사후통보' 방식으로 전환한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 전시회 현장을 방문해 유레카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2023.01.06 photo@newspim.com |
기술적·경제적 환경이 변화돼 특정 과제의 계속 수행이 실익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제재 없이 중단하는 절차도 함께 마련한다.
인건비, 재료비 등 직접비는 사용범위 내에서 기업이 자율적으로 사용하고 변경 시 통보하는 방식으로 개편된다.
다만 정부가 연구비 사용의 자율성을 대폭 부여하는 만큼 기업은 정산 단계 시 연구비 사용처, 내역, 과제수행 관련성 등을 충분히 소명해야 한다.
◆ 부정행위 적발·추적, 기업→사람 중심으로
마지막으로 R&D의 책임성을 강화한다. 기술개발로 성과를 창출해 국민경제에 기여하는 것이 기업 R&D 본연의 책임이므로 부정행위는 엄중히 조치한다.
특히 인건비 유용이나 허위거래로 연구비를 착복하는 연구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과제 평가시 강도 높게 반영하고 부정행위가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진 경우 대표자와 연구책임자의 추적 관리 등을 통해 단호하게 대처한다.
[자료=중소벤처기업부] 2023.01.12 victory@newspim.com |
이를 통해 기업을 의도적으로 폐업한 뒤 새로운 기업을 만드는 방식으로 사업에 참여하는 부정도 막기로 했다. 기업 중심으로 축적된 기존의 데이터베이스를 업그레이드해 사람을 추적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또한 R&D 완료 후 과제 평가 시 적용되는 우수 과제 선별기준을 '우수, 보통, 미흡, 극히 불량' 4단계 등급으로 명확히 하고 추가 인센티브 부여한다.
현행 전액 환수 대상인 보고서 제출 기일 위반과 같은 사소한 부주의나 불가피한 기업의 경영악화로 인한 과제 중단은 제재에서 삭제하는 등 제재조치를 합리적 수준으로 개편한다.
이영 장관은 "오늘 간담회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최종 반영해 '중소기업 R&D 제도혁신 방안'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제도혁신 방안은 파격적 제도 개편으로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인 만큼 어느 정도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어 제도 운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미비한 점이 발견되면 즉시 개선해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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