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중국 정부가 자국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인 알리바바와 텐센트 계열사의 '황금주' 확보에 나서며 이들에 대한 통제력 강화에 나섰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황금주란 수량이나 지분 비율과 관계없이, 기업의 핵심 경영 사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거나 임원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주식이다. 중국에서는 '특수관리주'로 불린다.
베이징에 위치한 알리바바 사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유럽에서 1980년대 민영화가 확산되던 시기에 공적 가치를 지킨다는 목적으로 도입됐으나, 주주 평등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국가에서 퇴출됐다.
통신은 기업 데이터 제공업체 '치차차'를 인용해, 지난 4일 중국 인터넷 감독 당국인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이 알리바바의 디지털 미디어 자회사 '광저우 루자오 정보기술'의 지분 1%를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루자오는 알리바바 산하의 중국 메이저 OTT인 '유쿠(Youku)'와 모바일 브라우저 '유씨웹(UCWeb)' 등을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지분 인수는 이들 기업의 콘텐츠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이번 광저우 루자오 지분 매입에는 CAC뿐 아니라 중국 우정그룹, 중신은행(CITIC) 등 대형 국유기업들이 참여해 자금을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CAC가 텐센트 계열사에 대해서도 알리바바와 유사한 방식의 지분 매입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최근 몇 년간 국가 핵심 데이터의 해외 유출을 막겠다며 주요 기술 기업들의 황금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차량공유 업체 디디추싱,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 등에 대해서는 황금주를 이미 확보한 상태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당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 폐지와 더불어 경기 부양을 위해 빅테크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당국은 올 초 앤트그룹의 홍콩증시 상장을 허용했으며, 중국 앱스토에서 퇴출당했던 차량 공유 플랫폼 디디추싱의 복귀도 승인할 것이란 소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날 앞서 로이터 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중국 정부가 이르면 다음 주 자국 앱스토에서 디디추싱 앱을 다시 허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CEB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의 배니 람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조금은 긍정적으로 보이는 소식"이라면서 최근 몇 년 당국의 강도 높은 규제로 어려움을 겪어왔던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정부의 지분 확보로 신사업 추진의 동력을 얻고 당국의 추가 규제 리스크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정부가 황금주로 얻은 기업에 대한 통제력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이를 바탕으로 이들 기업이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