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규제지역 해제 이후 매물 감소로 얼어붙은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주택 시장이 특례보금자리론 출시를 계기로 살아날지 관심이 쏠린다.
주택금융공사가 출시한 특례보금자리론은 금리가 4~5%대 수준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크게 차이 나지 않지만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당장은 소득이 낮지만 경제활동 기간이 긴 2030세대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노도강 지역은 중소형·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해 있어 젊은 세대가 내집마련에 유리한 곳으로 꼽힌다.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특례보금자리론 출시로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돼있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지역으로 내집 마련을 고민하는 실수요자들이 몰릴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노원구 중계동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
◆ 노도강 9억이하 아파트 36.3%…특례보금자리론 수혜 지역
정부가 이달 3일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를 제외하고 규제지역을 해제하면서 집주인들이 거둬들였던 매물들이 다시금 풀리고 있다. 이날 기준 서울 지역의 매물은 5만2090건으로 지난 3일 4만9774건과 비교해 4.7% 늘었다.
매물이 점차 늘어나는 가운데 이달 30일 출시되는 특례보금자리론으로 인해 거래가 다시금 살아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례보금자리론은 9억원 이하 주택을 구매하는 경우 소득과 무관하게 최대 5억원까지 대출해주는 고정금리 상품이다. 기존 보금자리론이 6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거래 가능한 물량이 20% 가량 늘어난 셈이다.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인 9억원 이하의 서울 아파트는 39만 983가구로 전국(456만1247가구) 아파트의 34%에 불과하다.
다만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노도강은 상대적으로 수혜를 많이 받을것으로 예상된다. 노도강의 9억원 이하 아파트는 총 14만1860가구로 비중은 36.3%다. 6억원 이하 아파트 비중만 놓고보면 4만8130가구(49.8%)로 절반 가까이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구별로 보면 노원구는 전체의 81%인 8만4243가구가 9억원 이하 아파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봉구는 전체의 80%인 4만3966가구, 강북구는 1만3651가구(74%)다. 중랑구와 금천구도 각각 78%, 76%로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강남 3구의 9억 이하 아파트는 1만161가구로 비중은 2.6%에 불과하다. 서초구의 9억원 이하 아파트는 1486가구로 전체 아파트의 2%다. 98%는 9억원을 넘어서는 것이다. 광진구 역시 9억원 이하 아파트 비중은 3%(584가구)에 불과하다. 용산구와 성동구는 4%, 강남구와 송파구는 5%다.
◆ 4%대 이자율 부담…"소득제한 없이 대출 가능해 급매물 위주 거래 늘어날것"
이자율은 4~5%대 수준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오히려 시중은행들이 주담대 금리를 내리고 있어 메리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선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가 더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3월 전세만기로 이사를 고민하고 있는 이모(39) 씨는 "특례보금자리론이 나오긴 하지만 금리가 4%대라도 이자 부담이 만만치 않다"면서 "차라리 금리가 더 떨어질때까지 월세로 들어갈까 생각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소득제한이 없는 특례보금자리론은 DSR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소득은 다소 낮지만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수요자들이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노도강으로 몰려들 것으로 전망된다. 9억원 이하 아파트는 최대 5억까지 대출이 가능해 지는 것이다.
규제가 완화되면서 집값이 다시 상승할 것이란 우려에도 대출이 나오지 않아 포기하고 있던 무주택자들에게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아울러 1주택자의 기존대출 상환이나 임차보증금의 반환 등 3가지 용도로 신청이 가능하고 일시적 2주택자의 경우도 기존 주택 처분 조건으로 취급 가능하다.
윤지해 부동산R114 연구원은 "특례보금자리론은 DSR 미적용으로 그동안 소득이 낮아 내 집 마련을 포기하고 있던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받을 전망"이라면서 "서울은 물론 서울 외 지역에 쌓여 있는 9억원 이하 매물 거래 증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