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든 증권사는 단 한 곳도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강원도 레고랜드 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반영됨에 따른 것이다. 업계는 올해 말까지 증권업황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증권주도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2023.01.20 ymh7536@newspim.com |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요 증권사 6곳(미래에셋·NH투자·한국투자·삼성·키움·메리츠)의 영업이익 합계는 4조7618억원으로 추정된다.
해당 금액은 지난해(7조7419억 원)와 비교하면 36.8% 감소한 수준이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4조82억원) 보다는 늘었지만 코로나가 본격화한 2020년(5조3418억원) 수준에는 못 미칠 전망이다.
증권사 별로는 NH투자증권이 5165억원으로 이익 감소 폭(60%)이 가장 컸고 이어 삼성증권(6827억원·47%), 키움증권(6827억원·44%), 미래에셋증권(9790억원·34%), 한국투자증권(7390억원·33%) 순이었다.
최근 몇 년간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던 증권사들의 실적 하락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는 금리 인상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개인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이탈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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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지난해 국내 증시 일 평균 거래대금(12월 25일 기준)은 15조9870억원으로 전년(27조2929억원) 대비 41.4% 급감했다. 한국기업평가가 산출한 국내 증권사 위탁매매 실적은 지난해 3분기 누적 3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조9000억원)의 절반이다.
이는 글로벌 긴축으로 증시가 부진한데다 개인투자자들의 이탈로 인한 브로커리지 수수료 감소, 기업금융(IB) 부문 실적 악화, 금리 상승 등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증권사 탑티어인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1조원보다 낮은 9790억원의 연간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4% 가량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유일하게 1조 클럽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됐던 메리츠증권의 경우 4분기 실적 부진으로 인해 예상 영업이익이 9470억원으로 줄었다.
올해도 시황은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기업평가는 '2023년 산업전망' 보고서에서 증권업에 대해 사업 환경은 '비우호적', 실적 방향은 '저하', 등급전망은 '부정적'이라고 각각 제시했다. 특히 PF리스크가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유동성 등 재무지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 예상했다.
한기평은 "일반 증권사의 경우 자기자본 대비 PF 익스포저(노출 규모) 비중이 크고, 유동성 대응력과 자본 완충력이 낮아 PF 리스크 현실화에 따른 영향이 비교적 클 것"이라며 "중·후순위 익스포저의 회수 가능성과 브릿지론(부동산 사업 초기 토지매입부터 참여하는 초단기 대출) 관련 건전성 부담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종합 IB의 경우 PF 리스크는 비교적 낮지만 기업 대출, 해외자산투자 등 위험인수 수준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재무부담이 작지 않다는 게 한기평의 평가다.
한국신용평가도 내년 증권업의 산업 전망을 '비우호적', 신용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나이신용평가 역시 증권, 캐피탈, 부동산신탁, 저축은행 등 4개 업종의 내년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 "지난 3~4년간 급증한 PF 사업장 모두가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며 "올해 증권사 대부분의 수익원이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은 지난해의 낮은 기저로 인해 증가하겠지만 수익성은 과거 대비 악화된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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