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대장동과 위례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시간 넘는 검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길에 나섰다.
이 대표는 28일 밤 10시 53분쯤 조사를 마치고 서울중앙지검 건물을 나섰다. 이날 오전 10시30분 조사를 시작한지 약 12시간 만이다.
이 대표는 조사 직후 취재진 앞에서 "윤석열 검사 독재 정권의 검찰답게 수사가 아닌 정치를 하고 있었단 느낌이 든다"면서 "진실을 발견하기 위한 조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기소를 목표로 조작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추가소환을 하기 위해 시간을 끌고 했던 질문 또 하고 제시한 자료 또 제시하는 행위야말로 국가 권력을 사유화한 잘못된 행동이란 생각이 든다"며 "제게 주어진 소명에 더욱 충실하고 굳건하게 싸워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히며 차량에 탑승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2023.01.28 leehs@newspim.com |
검찰 조사는 오전에 위례신도시 사업에 대해 조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가 담당했고, 오후에는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한 내용을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가 진행했다.
이 대표는 오후 9시 이후 심야조사를 거부하면서 검찰 신문은 오후 9시쯤 종료됐고 이후 신문 조서를 열람했다.
앞서 이 대표는 검찰에 33쪽 분량의 진술서를 제출하면서 "검찰이 진실과 사건 실체에 관심이 없다"면서 "검사의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은 진술서로 갈음할 수 밖에 없다"면서 자신과 관련한 혐의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대장동 개발사업이 공공개발에서 민관 합동개발로 바뀐 것은 당시 국민의힘 소속 성남시의원들의 반대 때문이며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의혹에 대해서는 "언론보도 전까지 존재 자체를 몰랐다"고 주장했다. 자신에 대해 적용된 혐의의 책임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돌리기도 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사업 추진 과정에서 민간업자들에게 특혜를 제공해 이익을 몰아줬고, 민간업자들은 이 대표 측에 돈을 건넸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배임과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
한편 이날 조사를 놓고 이 대표 측은 조사 지연에 대해 검찰 측에 항의하기도 했다. 검찰 조사에 대한 불신을 거듭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조사를 지연한 사실이 전혀 없고 신속히 조사를 진행했다"면서 "본건은 장기간 진행된 사업의 비리 의혹 사건으로 조사 범위와 분량이 많고 결재된 자료를 토대로 상세히 조사를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조사 직후 이 대표 측에게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2차 출석조사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전부터 이 대표 측에서 추가조사를 반대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검찰은 조사를 마치면 이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이는데 앞서 조사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묶어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 영장 청구 시 정치권으로부터 또 한번 외풍이 검찰에 불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구속영장을 청구하더라도 실제 신병 확보까지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 대표가 현직 국회의원 신분인 만큼 신병 확보를 위해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돼야 하는데,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국회 의석 구도를 볼 때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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