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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비 오르는데 식료품이라도..." 물가방어에 기업들이 뛴다

기사등록 : 2023-02-0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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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방어 최전선" 대형마트 구슬땀
대량매입·사전계약 방식 적극 도입
유통구조 혁신으로 원가 절감 나서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이마트는 지난해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8월초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수입하는 '페르소노 논 그라타' 와인을 사전 계약 방식으로 물량을 확보했다. 9~10월에도 환율이 올라 결과적으로 10% 가량 낮은 가격에 와인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 와인은 현재 1병당 1만9800원으로, 현지 보다 33% 가량 낮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장바구니 물가 방어 최전선에 있는 유통기업들이 '인플레이션 파이터'를 자처하고 나섰다.

지난달 전기·가스·수도요금이 28.3% 올라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파로 농축수산물 물가가 크게 오른 데다 가공식품 가격인상도 줄 잇고 있어 소비자들이 직접 체감하는 물가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유통기업들은 올해도 어려운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장바구니 물가 만큼은 반드시 잡아 서민들의 부담을 줄여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서울의 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2.10.05 kilroy023@newspim.com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프라인 대형마트들은 최근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재단장하고 생필품 가격 방어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더 리미티드(The Limited)'라는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새로 가동한다. 매 분기별로 소비자들이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신선, 가공, 생활용품을 선정해 최저가 수준으로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3일부터 시작하는 첫 프로젝트에서는 계란30구 1판을 5480원에, CJ햇반 1개를 998원 꼴에 판매한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진행했던 '2022 물가안정 프로젝트'의 혜택을 확대해 '2023 위풍당당 프로젝트'를 연중 진행한다.

유통기업들은 가격을 낮추기 위해 그간 쌓아온 유통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고 유통구조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량 매입과 사전 계약 방식을 적극적으로 동원하고 있다.

이마트는 백색란을 낳는 어미 닭을 보유한 국내 유일 협력사와 단독 직계약을 진행했으며, 해당 협력사 전체 생산량의 60%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낮췄다. 햇반의 경우 이마트는 충남 아산 지역에서 생산되는 '삼광'이라는 백미 품종을 행사 상품에 사용했으며, 평소 대비 세배 가량으로 매입 물량을 늘려 가격을 낮췄다.

또 기존 제품의 생산에서 판매까지 프로세스를 세분화한 후 각 단계에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원가를 낮춰가고 있다. 생산 단계에서 불필요한 포장재를 없애거나 수입 상품의 경우 수입처를 다변화해 더 낮은 가격에 상품을 수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마트 최진일 MD혁신담당 상무는 "이마트의 30년 상품 개발 역량을 총 집결해 유통구조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고물가시대 매 분기마다 '더 리미티드'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고객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서울의 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2.10.05 kilroy023@newspim.com

상품기획자(MD)들이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가격을 낮추는 경우도 있다. 롯데마트 한우 전문 MD들은 매일 아침 충북 음성, 부천 축산물 공판장으로 출근하고 있다. 실시간 시세와 관계없이 한 달간 동일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한우 직경매 자격을 갖춘 한우 전문 MD들은 한우 시세가 전년대비 하락한 시점에 등심과 국거리, 불고기를 사전 계약하는 식으로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신선 식품에 비해 가격 조정이 쉽지 않은 가공식품과 비식품의 경우, 롯데마트는 소비기한이 넉넉한 상품들을 평소의 5배 수준으로 매입해 자체 대형 물류센터에 저장하며 순차적으로 점포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강성현 대표를 중심으로 물가안정 TF를 신설하고 생필품 가격을 관리하는 '프라이싱팀'을 운영하고 있다"며 "신선·가공식품부터 주방용품까지 카테고리별 매출 상위 30%인 생필품 500여개 품목과 인기 상품을 관리 품목으로 지정해 상시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가격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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