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민 기자 = 삼성전자가 최근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사무실 동절기 실내온도를 기존보다 1.5도 낮추기로 했다. 전세계적인 탄소저감 추세, 그리고 정부의 시책 등에 맞추기 위함이다.
다만 해당 부문 직원들 사이에서는 사무실이 추워졌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비상경영 체제 돌입과 맞물리면서 비용 절감을 위한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면서 과한 처사라는 의견도 있다.
◆삼성전자 DS부문 사업장 사무실 실내 온도 기존 23도→21.5도로 조정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2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2022.10.27 hwang@newspim.com |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은 지난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지구를 살리는 생활 속 작은 실천에 나선다"며 "국제 사회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자 탄소 배출량 저감을 위해 동절기 사무실 실내 온도를 기존 23도에서 21.5도로 낮춘다"고 공지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겨울철 실내 적정 온도는 18도~20도 수준이다. 회사 역시 해당 기준을 지키며 국제 사회의 기후 위기 움직임에 동참하기 위해 전 임직원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자는 움직임이 있어 이에 동참하고자 사무실 온도를 낮춘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패딩입고 근무? 효율 떨어져", "비용 절감 일환?" 직원들 불만도
하지만 회사의 의도와 다르게 일선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은 실내 온도를 21.5도로 조정한 뒤 사무실 온도가 뚝 떨어졌다며 불만을 표하는 분위기다. 더불어 삼성전자가 경영 효율화를 위해 사무실 온도를 조정해 난방비 절감에 나섰다는 해석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부 직원들의 의견과 같이 삼성전자의 이 같은 조치는 최근 삼성전자가 경영 효율화에 돌입한 것과 맞닿아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최근 가스비 인상으로 인해 난방비가 급등한 것도 해당 조치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함에 따라 사업부에 경비 절감을 지시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4조306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에 비해 69% 줄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대를 기록한 건 2015년 3분기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에 재직 중인 A씨는 "당장 추워서 업무에 방해가 되는데 권장 온도가 무슨 소용이 있냐"며 "사무실에서 패딩을 입고 근무하려니 효율도 떨어지는 느낌"이라며 일부 직원들의 불만이 크다고 토로했다.
다른 직원 B씨 역시 "돈을 아낄 곳에 아껴야 하는데 사람 가지고 하는 장사에서 사무실 직원들을 위한 난방비를 줄인다는 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환경 보호에 동참하겠다고 포장하면서 그저 재정을 아끼려고 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내부 직원 게시판에도 이와 같은 내용의 글이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청한 한 에너지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가장 많은 사람이 근무하는 낮 시간대 요금이 높은데 난방비를 절감할 경우 비용 효율화가 쉬워지는 건 당연한 사실"이라고 짚었다.
다만 삼성전자는 실내 온도를 낮춘 것이 비상경영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신(新)환경경영전략을 선언하고 나서 각종 환경 캠페인을 하고 있고 비상경영 전부터 많은 계획을 세웠다"며 "시기가 맞물려 그렇게 비춰질 수 있지만 비상경영과는 관련이 없는 환경 캠페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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