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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역 살인' 전주환 1심 선고에도...스토킹처벌법 개정 '제자리'

기사등록 : 2023-02-08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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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가해 원인으로 꼽힌 '반의사불벌죄' 폐지 논의
사건 발생 이후 개정안 발의됐으나 국회 계류
법조계 "피해 계속 발생하고 있어" 법안 통과 촉구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지난해 국민적 공분을 샀던 '신당역 스토킹 사건'의 살인범 전주환이 1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의 원인으로 반의사불벌죄가 꼽히면서 '스토킹범죄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 개정이 논의됐지만 개정안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법조계는 그사이 또 다른 스토킹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을 우려하며 조속한 법안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박정길 박정제 박사랑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씨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15년 부착을 명령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8일 오전 여성 역무원 살인사건이 발생한 서울 중구 지하철 신당역 2호선 여자화장실 입구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추모글귀들이 붙어있다. 2022.09.18 pangbin@newspim.com

전씨는 지난해 9월 14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였던 역무원 A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A씨에 대한 스토킹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었으며 1심 선고를 하루 앞두고 범행을 저질렀다.

당시 여성단체와 법조계는 사건의 재발을 막으려면 스토킹처벌법에 규정된 반의사불벌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의사불벌죄란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를 일컫는데, 해당 법 조항이 오히려 가해자들이 다시금 피해자를 찾아가게 만들어 2차 가해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씨 또한 재판을 앞두고 피해자에게 합의를 종용한다는 명목으로 2차 스토킹을 하다가 극단적인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정치권을 중심으로 신당동 사건의 후속 대책으로 반의사불벌죄 조항을 폐지하는 스토킹처벌법 개정이 논의됐다. 법무부 또한 2차 스토킹범죄를 예방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반의사불벌죄 폐지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야의 정쟁으로 사건이 발생한 지 6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개정안 통과에 대한 관심은 뒤로 밀려났다.

국회의안정보시스템 확인 결과 지난해 9월 신당동 사건 발생 이후 19건의 스토킹처벌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계류 중이다. 반의사불벌죄를 명시한 조항을 삭제하고 긴급응급조치 및 잠정조치 보호 대상을 피해자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직계, 동거가족까지 포함하는 내용의 법안들이 올라와 있다.

이에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스토킹처벌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최근 50대 여성이 전 연인의 스토킹 행위를 신고한 지 1시간 만에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며 "해당 피해자는 1년 전부터 7차례에 걸쳐 가해자의 스토킹을 경찰에 신고했으나 매번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범 우려가 있는 가해자에 대한 실효성 있는 제재가 부족하다"며 "반의사불벌죄 조항으로 인해 수사기관이 가해자의 수사와 처벌에 손을 놓을 수밖에 없는 동안 피해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학자 한국여성변호사회장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 중에서도 여성이나 아동 등 취약계층과 사회적 약자와 관련된 입법과 제도 개선은 시급한 문제"라며 "지난해 말 통과됐어야 할 스토킹처벌법 개정안이 논의되지 않고 있는 상황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가 2월 임시국회 일정에 돌입한 가운데 스토킹처벌법 개정안 통과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은 전날 논평을 내고 "신당동 사건 이후 스토킹 피해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과 입법 활동을 다각도로 강구하고 있다"며 "이번 임시국회에서 반의사불벌죄 조항을 반드시 삭제해 스토킹 피해자가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sy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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