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특정 민간업자들에게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검찰에 출석한다. 대장동 사건으로는 두 번째, '성남FC후원금 사건' 조사까지 더하면 총 세 번째 검찰 출석이다.
검찰은 이번 소환에서 실질적 조사를 통해 이 대표 사건을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 대표는 앞선 조사와 마찬가지로 '서면진술서 답변으로 갈음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02.08 leehs@newspim.com |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3부(엄희준·강백신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이 대표를 소환해 조사한다. 검찰은 이 대표 측에 이날 오전 9시30분 출석을 요청했으나, 이 대표 측은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오전 11시께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대장동 사건을 성남시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등 '대장동 일당'과의 유착관계에서 비롯된 범죄로 보고, 이 대표를 그 '뒷배'로 의심해 수사를 벌여왔다.
대장동 사건 전면 재수사에 들어간 검찰은 지난해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차례로 구속기소했으며, 이후에는 이 대표의 개입 여부를 밝혀내는 데 수사력을 집중해왔다.
이 과정에서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사업을 보고받고 승인·결재한 이 대표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검찰과, 자신에 대한 정치적 탄압 내지는 보복성 수사라는 이 대표 측 간의 감정싸움이 격화하기도 했다.
양측의 감정이 격화되는 도중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한 차례 중앙지검에 출석해 대장동 관련 조사를 받았으나, 이 대표는 준비한 33쪽의 서면진술서를 제출하고 특별한 진술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조사에서 100쪽이 넘는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했던 검찰은 이번 조사에서 그보다 많은 200쪽이 넘는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사를 끝으로 이 대표의 대장동 수사를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검찰에 따르면 질문지에는 지난 조사에서 확인되지 않은 내용과 이 대표가 진술서를 통해 제출한 내용 등에서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검찰이 기대하는 실질적 조사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 대표 측이 이미 이번 조사에서도 '진술서 답변'으로 검찰 질문에 대처할 뜻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앞선 조사에서도 이 대표가 답변을 거부하고 9시 이후 심야조사에 응하지 않으면서, 100쪽 분량의 질문지를 모두 소화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분량이 더 많다는 이번 조사의 질문도 모두 소화하기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의 이번 조사도 큰 진전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검찰은 큰 소득 없이 이 대표에 대한 향후 처분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당사자를 통해 확인이 불가피한 사항 중심으로 조사를 진행할 예정으로, 실체진실 규명을 위해 협조 차원에서라도 이 대표의 구체적인 답변을 기대한다"며 "(구속영장 청구 등은) 답변 태도 등 조사 과정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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