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현대백화점이 지주사 전환 계획을 전면 중단했다. 임시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반발로 안건이 부결되면서다. 같은 날 주총을 열었던 현대그린푸드는 안건이 통과되면서 현대그린푸드만 인적분할 후 지주사 전환에 나선다.
현대백화점은 10일 오전 서울 강동구 현대백화점그룹 인재개발원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었다. 현대백화점은 이날 ㈜현대백화점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을 상정했지만 부결됐다. 주총 안건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참석주주의 3분의 2가 찬성을 해야 하지만 이날 찬성표는 66.6%, 1.7%포인트 차로 부결됐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전경.[사진=현대백화점] |
안건은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난해 9월 밝힌 지주사 전환에 따른 현대백화점 분할이다.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가 각각 인적분할해 투자부문(지주회사)과 사업부문(사업회사)으로 분할한다는 골자다.
현대백화점은 이날 10일 주총에서 안건을 통과시킨 후 내달 1일 분할을 완료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분할계획에 따라 '알짜' 자회사인 한무쇼핑을 현대백화점홀딩스 자회사로 두기로 하면서 주주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현대백화점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30~40%를 차지하는 한무쇼핑이 지주사의 자회사가 될 경우 기존 현대백화점의 성장에 제약이 따를 수 밖에 없어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다수의 주주분들께서 현대백화점의 계획에 깊은 공감과 함께 인적분할 추진에 동의해 주셨지만, 일부 시장과 주주분들의 비판적 의견도 있었다"며 "결과적으로 금일 인적분할 의안은 주총 특별결의 정족수에 미달해 통과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이사가 10일 오전 주주총회가 끝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3.02.10 syu@newspim.com |
주총 통과가 불발되자 현대백화점은 앞으로 지주사 전환과 이에 따른 인적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임시 주총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며, 그간 추진해왔던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특히 시장의 우려를 고려해 신중하게 추진했던 분할 계획과 주주환원정책이 주주분들께 충분히 공감받지 못한 점에 대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전했다.
같은날 용인 본사에서 열린 현대그린푸드 주총의 경우 안건이 통과되면서 현대그린푸드는 계획대로 지주사 전환을 추진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9월16일 이사회를 통해 인적분할 방안을 결의한 현대그린푸드는 금일 임시 주총에서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 최종 가결됐음을 알려드린다"며 "현대그린푸드는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계속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는 앞으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시킬 수 있는 방안을 심도 있게 모색해 나가도록 하겠다"며 "적극적인 자세로 주주와 시장의 다양한 의견에 귀기울이며 긴밀한 소통을 이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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